땅집고

서울서 흉악 범죄 많은 3·4·5위, 집값 가장 비싸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17.09.05 06:40

[범죄와 집값] ① 흉악 범죄 많은 곳, 집값이 비싸다?

언론에 살인·강간 등 흉악 범죄가 보도되면 주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불안에 떨고, 안전한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범죄가 적은 지역이 주거지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은 상식이다. 범죄가 적은 지역일수록 집값도 높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땅집고(realty.chosun.com)는 이 같은 상식이 실제와 일치하는 지 확인하기 위해 서울과 경기도를 대상으로 지역별 강력 범죄율과 집값의 상관 관계를 분석했다.

■10만명당 범죄율 1위는 종로구

우선 서울지방경찰청 통계를 이용해 서울의 25개 구(區)에 대한 살인·강도·강간 등 3대 흉악 범죄 발생 건수(2015년 기준)를 조사했다. 구별 인구를 반영해 인구 10만명당 흉악 범죄 건수를 바탕으로 서울의 범죄 안전도 순위를 매겼다.

서울 각 구별 인구와 3대 범죄(살인·강도·강간) 발생 빈도, 아파트값 순위(2015년 기준). /자료=경찰청·통계청·KB국민은행


그 결과, 서울에서 인구 대비 흉악 범죄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도심권인 종로구로 나타났다. 종로구는 2015년에 살인·강도·강간 등 3대 흉악 범죄가 총 228건 발생해 인구 10만명당 139건의 범죄율을 기록했다.

흉악 범죄 빈도가 높은 2위는 역시 도심권인 중구였다. 중구는 2015년에 135건의 3대 범죄가 발생해 인구 10만명당 135건으로 집계됐다.

이어 10만명당 기준으로 서초구(91건), 용산구(86건), 강남구(83건), 영등포구(79건), 마포구(79건)가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모두 1·2위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서울 각 구별 인구와 3대 범죄(살인·강도·강간) 발생 빈도, 아파트값 순위(2015년 기준). /자료=경찰청·통계청·KB국민은행


반대로 흉악 범죄 발생 빈도가 가장 낮은 지역은 양천구였다. 양천구는 2015년 한해동안 129건의 3대 흉악 범죄가 발생해 인구 10만명당 26건에 그쳤다. 1위인 종로구와 비교하면 5분의 1에도 미치지 않았다.

두번째로 안전한 지역은 10만명당 32건이 발생한 도봉구, 3위는 성북구(34건)였다. 이어 은평구(35건), 강동구(36건), 노원구(37건)가 뒤를 이었다.

서울 각 구별 인구와 3대 범죄(살인·강도·강간) 발생 빈도, 아파트값 순위(2015년 기준). /자료=경찰청·통계청·KB국민은행


■범죄율과 집값 비교한 결과, “의외”

그런데 이 수치를 집값과 비교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온다. 집값이 비싼 지역일수록 대체로 흉악 범죄 발생 빈도가 높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3.3㎡(1평)당 아파트 값이 가장 비싼 강남구(범죄율 5위), 둘째로 비싼 서초구(범죄율 3위), 넷째로 비싼 용산구(범죄율 4위) 등이 범죄율 상위권에 포진했다.

반면 범죄가 적은 안전한 지역은 양천구(아파트값 6위)와 강동구(아파트값 5위)를 제외하면 아파트값이 저렴한 경향을 보였다. 안전한 지역에 이름을 올린 도봉구(아파트값 25위), 성북구(아파트값 18위), 은평구(아파트값 17위)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한 유력한 해석은 “강력 범죄는 상업지역과 유흥가에서 많이 발생하고, 이런 곳은 대개 교통과 돈이 몰리는 곳이기 때문에 집값도 비싸다”는 것이다.

범죄율 1·2위를 기록한 종로구와 중구의 경우 상업시설과 유흥가가 밀집해 범죄 건수가 많았다. 업무 시설이 밀집해 유동 인구는 많지만 상주 인구는 적어 인구 대비 범죄 건수가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단순 발생 건수만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은 흉악 범죄가 일어난 강남구(483건)는 유흥가가 밀집된 지역이기도 하지만 인구(58만1700명) 역시 많아 10만명당 범죄율 순위는 종로·중구보다 낮은 5위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양천구는 2015년 기준 10만명당 흉악 범죄 발생 건수가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1단지 아파트. /김연정 객원기자


■범죄율 낮고 집값도 높은 곳은?

전문가들은 범죄 발생 빈도는 집값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보다는 주거지로서 특성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범죄율이 높은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문화 수준이나 상권이 발달했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주거 선호도가 높을 수도 있다”면서 “반대로 조용한 환경을 선호하는 사람은 범죄율 낮은 곳이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의 경우, 10만명 당 흉악범죄(26건)가 가장 낮지만 아파트값도 전체 6위로 높다. 학군이나 교통이 좋아 높은 집값을 형성할 요인이 많으면서도 유흥가는 적다는 의미다. 그만큼 범죄율이 낮고 다른 거주 여건도 좋은 곳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비슷한 의미에서 서울 강동구 역시 범죄 빈도가 낮으면서(범죄율 21위) 아파트값 역시 높은 편(5위)이었다. 송파구(범죄율 20위· 아파트값 3위), 성동구(범죄율 18위·아파트값 7위)도 같은 기준에서 좋은 거주 지역으로 분류될 수 있다.

반면 서울 관악구, 금천구, 강북구, 중랑구 등은 범죄율이 높으면서 아파트값도 대체로 낮은 지역에 속했다.

10년 전인 2005년에도 범죄율 1·2위는 종로구와 중구였다. 하지만 일부 구는 순위에 큰 변화를 보였다. 영등포구의 경우 2005년 10만명당 29건으로 범죄율 순위가 20위로 안전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2015년에는 10만명당 79건으로 배 이상 늘어나면서 6번째로 범죄율이 높은 지역이 됐다. 동작구(10만명당 43건→72건)와 마포구(10만명당 46건→ 79건) 등도 범죄율이 높아졌다.

반면 금천구(10만명당 92건→62건)는 10년 전과 비교해 범죄 발생 빈도가 낮아졌고, 순위 역시 3위에서 12위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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