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양양 "오늘부터 90분"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17.06.30 03:04 수정 2017.06.30 10:41

서울·동해안 잇는 '동서고속도로' 착공 13년 만에 오늘 개통
원주~강릉 복선철로도 준비 중 대형 교통 호재로 관광산업 급부상

30일 개통하는 서울~양양고속도로를 강원도 홍천군 동홍천 나들목 인근에서 내려다본 모습. 150.2㎞ 길이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면 자동차로 서울에서 동해안까지 1시간 30분이면 닿을 수 있다. / 고운호 기자

회사원 윤모(41)씨는 여름 휴가철이면 대부분 강원도 동해안으로 피서를 떠났다. 하지만 3년 전 강릉으로 휴가를 다녀온 이후 생각이 바뀌었다. 돌아오는 길에 영동고속도로에서 교통 체증으로 2시간 넘게 꼼짝없이 잡혀 있었던 것. 이후 "다시는 여름 휴가철에 동해로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최근 다시 마음이 달라졌다. 그는 "서울서 양양까지 고속도로가 뚫린다는 소식을 듣고, 올여름엔 다시 동해로 가볼까 한다"며 "길만 안 막히면 강원도 동해안만 한 피서지도 없다"고 했다.

강원도로 가는 길이 시원하게 뚫리고 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영동고속도로에 전적으로 의지했던 서울~강원 연결 교통망이 빠르게 확충되기 시작한 것. 30일 개통한 서울~양양 간 동서고속도로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고 할 만하다. 착공 13년 만에 이 도로가 완전히 개통되면서 이제 서울에서 강원도 동해안까지 90분이면 닿는다. 최소 3~4시간 걸리던 강원도가 수도권으로 성큼 다가선 것이다.

◇도로·철도 개통으로 가까워진 서울~강원

최근 서울과 강원도를 잇는 대형 교통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30일 서울~양양 간 동서고속도로(150.2㎞)가 개통한다. 서울과 동해안을 잇는 최단 거리 도로다. 차가 막히지 않으면 1시간 반 만에 서울 강남에서 양양까지 간다. 지난해 11월엔 제2영동고속도로(경기도 광주~강원도 원주)가 뚫렸다. 올 연말엔 원주~강릉 구간에 복선(複線) 철도가 달린다. 서울 청량리에서 기차를 타면 강릉까지 1시간 12분 만에 간다.

대부분 2018년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덕에 생긴 교통망이다. 길이 뚫리자, 이른바 돈길도 함께 뚫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먼저 달아올랐다. 강릉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동해안 해변가에 서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면서 "그동안 별 관심 없던 부동산도 시세보다 1억~2억원씩 더 주고 사는 바람에 부동산 가격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올랐다"고 했다.

강원도 땅값은 2012년 이후 5년간 31.6% 올랐다. 광역지자체 중에서 제주도와 경북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지방 주택시장이 요즘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강원도는 다르다.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간 아파트값이 평균 2.9% 올랐다. 부산과 전남에 이어 광역지자체 중 3위에 해당한다.

수도권 '큰손'들이 강원도 아파트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월 분양한 '속초 서희스타힐스 더베이'의 분양권은 이달 말까지 131건이 팔렸다. 전체 공급 물량(232가구)의 절반 이상(56%)이 손바뀜한 것이다. 속초시의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 아파트는 거의 모든 가구에서 바다가 보인다는 소문이 나면서 수도권 투자자가 달려들어 분양권 매입 경쟁이 벌어졌다"고 했다.

◇관광 도약의 전기 노리는 강원도

길이 뚫리면서 강원도 관광산업도 한 단계 도약할 것이란 기대에 부풀고 있다. 동서고속도로 개통으로 동해안과 설악산을 끼고 있는 양양이 최대 수혜지로 떠오른 가운데 속초·강릉 등 다른 해안권 도시도 개발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미 양양의 경우 새서울그룹이 골든비치 골프장에 3000여억원을 투자해 고급 휴양 리조트인 '설해원'으로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자연경관이 뛰어난 강원도는 30~40년 전부터 제주도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대 관광지였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 교통망 개선이 뒤따르지 않아 강원도 관광산업은 정체됐다. 그 사이 제주도가 치고 나갔다. 제주도는 올레길, 특색 있는 박물관 등 개성 가득한 건축물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대표 관광지로 성장했다.

반면 강원도는 대표 상품으로 내놓을 만한 '관광 소프트웨어'가 거의 없다. 지금도 강원도에는 직사각형 고층 건물이 바닷가와 울창한 숲속에 무계획적으로 들어서 자연경관을 망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양진석 와이그룹 대표 건축가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울수록 건축물은 자연 속에 스며들도록 설계해야 한다"며 "강원도에도 이런 건축물들이 많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화제의 뉴스

"서리풀공원 옆 아니었어요? 속을 뻔…" 서울 그린벨트 해제지 명칭 논란
서초 그린벨트 풀어 오세훈 주택 1.1만 가구 공급…신분당선도 놔준다
서초에 로또 아파트 2만가구 터진다…그린벨트 풀어 2029년 분양
주변 시세 60% 수준…충북 청주 지북동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
공군 준장 출신 김보현, 대우건설 사장 된다

오늘의 땅집GO

서초에 로또 아파트 2만 가구 터진다…그린벨트 풀어 2029년 분양
[단독] "추가입주자도 계약 전 집 본다" 청년안심주택 관행 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