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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1개짜리 초소형 아파트, 50代가 많이 찾는다는데…

뉴스 장상진 기자
입력 2017.05.23 19:22 수정 2017.05.24 16:18

“10평대 아파트요? 없어서 못 팔죠. ‘평당 5000만원이라도 낼 테니 찾아만 달라’는 전화가 하루 대여섯 통씩 걸려오는데 물건이 없어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직원은 인근 힐스테이트2단지 내 전용면적 38~43㎡ 아파트에 대해 이렇게 귀띔했다. 그는 지난달만 해도 8억3800만원에 거래됐던 전용 43㎡ 아파트에 대해선 “지난주 한 집주인이 9억원에 내놨다가 도로 거둬들인 뒤로는 지금은 매물이 없다”면서 “아무리 봐도 계속 오를 게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방 한두 개와 욕실 1개 정도로 이뤄진 소형 아파트 몸값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이런 소형 아파트는 특히 50세 이상 베이비붐 세대가 많이 산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화·저(低)금리 추세 속에서 노후 대비 자산으로 월세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는 소형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초소형 아파트 10년 만에 분양가 3배

공급면적 40~60㎡, 전용 27~40㎡ 초소형 아파트 가격이 급등세다. 특히 서울 강남권에서 이 면적대 아파트는 대부분 준공 10년 안팎임에도, 3.3㎡당 5000만원 안팎까지 치솟았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리센츠 아파트 단지 전경. 이 아파트에서 방 하나, 욕실 하나로 구성된 전용 27.68㎡ C형 시세는 11년 전 분양 당시의 3배 수준이다. 50세 이상 베이비붐 세대가 소형 아파트 주요 구매자로 조사됐다. /조선일보DB


송파구 잠실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리센츠 아파트 전용 27.68㎡C형의 시세는 현재 6억5000만~7억원이다. 방 1개, 욕실 1개가 있는 아파트인데 3.3㎡당 5048만~5436만원꼴이다. 2006년 분양 당시 가격은 2억6000만~2억9000만원. 11년 만에 세 배가 된 것이다. 같은 기간 이 단지 전용 84㎡ 중형 아파트는 10%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2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역삼아이파크의 전용 28.24㎡도 1억6775만원에 분양했던 게 지금은 그 3배가 넘는 5억원에 거래된다. 3.3㎡당 가격이 4500만원 선인 셈이다.

◇“월세 잘 나오고 시세 차익도 크다”

이런 소형·초소형 아파트 거래를 주도하는 건 50대 이상 베이비붐 세대였다. 대우건설이 최근 건국대학교 산학연구팀과 공동으로 2010~2015년 수도권에서 분양한 29개 단지 총 2만6329가구를 분석한 결과, 전용면적 40~50㎡ 소형 아파트의 67%를 ‘50세 이상’이 계약했다. 50대가 36.4%, 60세 이상이 30.3%였다. 40대는 25.8%, 30대는 7.6%였다. 대우건설의 2004년 같은 조사에서는 소형 아파트(전용 40~50㎡)의 49%를 25~34세가 계약한 바 있다. 당시 55세 이상 비중은 9% 안팎이었다.

이현석 건국대 교수는 “일정 재산을 축적한 50대 이상이 투자나 증여 목적으로 소형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큰 아파트보다 월세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8억3800만원짜리 삼성힐스테이트2단지 전용 43㎡의 월세 시세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으로 월세 수익률이 3%다. 이에 비해 13억원짜리 84㎡는 보증금 1억원에 260만원으로 수익률 2.6%다. 잠실 리센츠도 전용 27㎡의 수익률이 84㎡보다 0.3%포인트 이상 높다. 김보성 삼성동 에버리치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고소득 독신 전문직 또는 강남 학군에 들어가려는 강북 부유층 모자(母子)들이 강남 소형 아파트 실거주자들”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이 안정적인 월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소형 아파트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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