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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세계최대 차량기지… 콘크리트 13만개 조립, 工期 줄인다

뉴스 김성민 기자
입력 2017.04.25 00:47

[GS건설, 창이공항 인근에… 2조563억원 들여 2024년 완공]

- 48만㎡ '축구장 120배 크기'
파일 2705개 박으며 지반 강화
철근, 에펠탑 사용량의 42배 달해… 콘크리트, 부르즈칼리파 5배 사용

- '세계 최초' 3층 철도 차량기지
지하 1층~지상 2층에 철도기지, 버스 차량기지는 4층으로 건설

- 공사 기간 줄이려 PC공법 선택
원래 공법대로라면 수십년 공사… 별도로 보와 슬래브 제작해 조립

싱가포르 동남부 창이국제공항 인근에선 세계 최대 규모 차량기지 공사가 한창이다.

싱가포르 곳곳을 잇는 지하철 3개 라인 차량기지 공사로, 축구경기장 120개 넓이인 48만㎡ 부지에 지하 1층~지상 2층 지하철 차량기지와 지상 4층 버스 차량기지가 들어선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이며 세계에서 가장 큰 차량기지다. 투입하는 콘크리트 양과 철근 양도 역대급이다. 철근 양은 파리 에펠탑에 들어간 철근의 42배(30만t)이고, 콘크리트는 세계 최고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칼리파'에 들어갔던 양의 5배(180만㎥)가 들어간다.
 

이 때문에 착공 전부터 "이 공사는 싱가포르 토목 공사 역사를 새롭게 쓸 역사적인 프로젝트"라는 이름이 붙었다. 공사 기간은 2015년부터 2024년, 총 공사비는 지반 강화 프로젝트를 포함해 총 2조563억원이다.

이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건설사는 한국 GS건설이다. GS건설은 2015년부터 이 부지의 지반 강화 작업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어, 그 위에 차량기지를 짓는 프로젝트를 연달아 따냈다.

◇파일 2700개 박으며 지반 강화

이 부지는 "비가 오면 땅이 질퍽해지는" 무른 지반이다. 지하철 985량, 버스 812대를 수용하는 건물을 지으려면 지반을 강화하는 게 첫째 작업이었다. 땅속에 콘크리트 파일(Pile)을 촘촘히 박아 넣는 작업이 필요했다. GS건설은 부지 전체에 걸쳐 10m마다 지름 1.2~2.5m 크기의 원형 강철 파일 1725개, 사각 강철 파일(가로 1.5m, 세로 3~5m) 980개를 박아 넣었다. 또 특수 장비를 통해 땅속에 벤토나이트를 섞은 용액을 채워 지반을 안정화시킨 후, 철근망과 콘크리트로 이뤄진 지중연속벽(Diaphragm Wall)을 설치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이러한 작업을 2015년부터 2018년 3월까지 해야 된다.

◇세계 최초 3층짜리 차량기지

이 차량기지는 세계 최초로 3층 건물 형태로 지어진다. 차량기지는 인적이 드문 넓은 나대지에 지상 1층 규모로 짓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싱가포르는 국토가 좁기 때문에 땅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3층 규모 빌딩형 기지로 설계됐다. 3층 건물에 지하철 985량이 드나들어야 하기 때문에 막중한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하는 게 관건이었다. 지하철 1량이 주는 하중은 1㎡당 294t. GS건설은 건물의 기둥과 보를 두껍게 설치해 1㎡당 490t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했다. 김덕배 GS건설 현장담당 임원은 "기둥 하나가 60~70t의 무게"라며 "구조물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발주처가 내건 공사 기간은 2024년까지다. 싱가포르는 현재 도심 곳곳을 잇는 대규모 지하철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인데, 지하철이 정차하면서 정비를 받는 차량기지가 먼저 완공돼야 하기 때문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일반적인 콘크리트 건축물 공법으로 지으면 수십년이 걸릴 만한 규모의 대공사"라며 "결국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별도로 생산한 콘크리트 부자재들을 현장에서 조립해 건물을 쌓아 올리는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법으로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콘크리트 보와 슬래브 13만개 조립

PC공법은 일반적인 콘크리트 건축 공법과는 달리 콘크리트 부자재 등을 조립해 하나의 단일 건축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교각을 먼저 세우고 도로를 이어 붙이는 교량 공법과 유사하다.

부지에 14m 높이의 콘크리트 기둥을 일정한 간격으로 여러 개 세운다. 기둥 사이사이에 별도로 제작한 가로 최장 28m, 무게 45~50t인 콘크리트 보를 얹어 조립한다. 비좁은 공간에서도 작업이 가능하도록 일반적인 타워 크레인이 아니라 문(門) 모양의 항만용 크레인인 갠트리크레인(Gantry Crane)을 사용해야 한다. 연결된 보 위에 콘크리트 슬래브를 올리고, 같은 방식으로 연달아 2~3개 층을 쌓아 건물을 짓는 방식이다.

이렇게 조립할 콘크리트 자재가 13만개에 달한다. 정재학 현장소장은 "공정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13만개 콘크리트 자재를 몇 개씩 묶어 설치하는 모듈화를 발주처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노재호 GS건설 싱가포르지역본부장은 "공사 진행이 정점에 오를 2018년 하반기가 되면 일일 2000명의 인력이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공사 완공으로 한국 건설사가 싱가포르 토목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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