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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으로 무한경쟁에 고전하는 공인중개업계가 살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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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1 19:22

요즘 “죽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는 공인중개사가 많습니다. 부동산 중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입니다. 작년 말 기준 전국의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9만6000명. 취업난에 몰린 20·30대와 부동산 중개업에 뛰어드는 40대 이상 중년층이 대거 응시하면서 공인중개사의 수는 3년 만에 1만4000여명이 늘어났습니다.

/조선일보DB


숫자만 늘어난 게 아닙니다. 업종 간 울타리가 무너지면서 말 그대로 ‘무한경쟁’ 시대가 열렸습니다. 작년 1월 현직 변호사가 만든 부동산 중개사이트 ‘트러스트 부동산’은 ‘거래 금액과 상관없이 수수료 99만원’을 내세웠습니다. 공인중개사를 통하면 서울의 5억원짜리 집을 사고팔 때 200만원, 10억원짜리 집이면 900만원 수준의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공인중개사들은 “변호사들이 골목상권을 죽인다”며 트러스트부동산 대표를 고발까지 했습니다.

‘직방’ ‘다방’ 등 급속도로 늘어나는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앱)도 경쟁을 가속화하는 요인입니다. 구인·구직 신문으로 유명한 ‘벼룩시장’도, 포털사이트의 유명 카페도 부동산 앱을 만들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토부가 도입한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도 공인중개사들에게는 불안 요소입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개인 간 부동산 직거래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종합부동산 서비스 시장이 개방되면서 해외 부동산 업체가 국내에 진출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입니다.

공인중개사들도 생존을 위한 변신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바꾸고, 아메리카노·카페라테 등 여느 커피 전문점 못지않은 음료를 서비스하는 곳도 많습니다. 젊은 직원을 배치해 신혼부부나 20~30대 고객과 친구처럼 상담을 해주기도 하지요. 고루한 ‘복덕방’ 인상을 벗겠다는 겁니다. 공인중개사협회는 ‘한방’이라는 부동산 앱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외형적·기술적 변화만으로 어려움에 처한 공인중개업계가 되살아날 수 있을까요. 요즘도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부동산의 허위 매물에 속아 헛걸음했다’ ‘부동산이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아 속아서 계약했다’는 글이 끊이지 않습니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격언을 업계가 곱씹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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