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부산 228대 1, 제주 0.5대1… 봄 청약시장 양극화

뉴스 김성민 기자
입력 2017.04.06 19:16 수정 2017.04.06 20:21

기지캐 켜는 분양시장

지난 5일 평택 고덕국제신도시에 분양한 '제일풍경채 센트럴' 모델하우스에서 관람객들이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이 단지는 청약 결과 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5일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에 분양한 ‘제일풍경채 센트럴’은 773가구 모집에 6만5003명이 몰렸다. 청약경쟁률이 평균 84.1대 1. 3월 초 같은 지역에서 분양한 ‘고덕 파라곤’ 경쟁률(49대 1)을 뛰어넘었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 공공택지인 데다 전국구 청약이 가능해지면서 투자처를 찾던 사람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날 청약을 접수한 충북 옥천군의 ‘옥천 지엘 리베라움’은 446가구 모집에 21가구만 접수했다.

봄 주택 청약 시장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봄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상품성이 있거나 주택 공급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지역에 분양하는 단지는 작년 11·3 규제 이전과 비슷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충북·경북 등 최근 2년간 공급이 상대적으로 많았거나 지방 소도시에 분양하는 단지는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청약시장에 ‘봄바람’이 불면서 지역별·상품별로 청약 성적이 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봄바람 부는 분양시장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3월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17.9대 1이었다. 작년 11·3 규제 이후 8대 1, 2대 1 수준으로 급락한 청약경쟁률이 작년 10월 수준(20대 1)으로 회복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일 경남 창원 마산회원구에서 분양한 ‘메트로시티 석전’은 청약 경쟁률이 13대 1을 기록했고, 지난달 부산 부산진구에서 분양한 ‘부산 연지 꿈에그린’은 228대 1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자료:리얼투데이


분양 단지의 월별 청약 1순위 마감률을 봐도 ‘봄바람’을 느낄 수 있다. 작년 11월 이후 점차 하락해 지난 2월 26% 수준으로 떨어진 분양 단지 1순위 청약 마감률은 3월 들어 54%로 반등했다. 주택 경기를 전망하는 HBSI(주택사업 경기실사 지수)의 4월 전국 전망치도 지난달보다 3.6포인트 높은 85.8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105.5)은 주택시장이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기준선인 100포인트 이상을 회복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낡은 아파트에서 새 아파트로 이사하려는 실수요, 전매 제한 규제가 약한 지역으로 투자 수요 등이 합쳐지며 봄 분양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지난겨울 거래가 줄고 관망세가 이어지는 중에도 서울과 수도권 주택값이 하락하지 않고 강보합세에 머물면서, 가격과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신규 물량을 잡겠다는 수요가 늘었다”며 “건설사들도 상반기에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은 단지 위주로 분양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청약 양극화 더 심해져

자료:금융결제원



청약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는 것과 동시에 양극화도 극심해졌다. 기존 공급이 많았던 충북이나 경북, 경남 일부 지역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청약자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 5일 청약을 접수한 ‘제주 함덕 해밀타운’은 56가구 모집에 28명만 청약을 했고, 지난달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서 분양한 ‘흥덕 파크자이’는 청약 경쟁률이 0.1대 1을 기록했다.

수도권이라도 분양 단지 입지에 따라 청약 성적은 확연히 갈렸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강북구 미아9-1 재개발 단지 ‘꿈의숲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는 전용면적 99㎡와 115㎡ 형 76가구를 2순위에서 마감했다. 인천 중구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 2차’도 대부분의 면적에서 미달이 났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입지가 뛰어나거나 택지지구에서 제일 먼저 분양하는 단지, 지역 시세를 이끄는 단지가 아닌 경우 상대적으로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기 쉽지 않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청약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작년 말부터 올라 지금 3.5% 수준인 금리가 점차 상승해 4%까지 오른다면 결국 중도금 대출에 민감한 신규 분양시장에도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며 “그럴수록 수요자들은 주택가격이 하락해도 분양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낮은 단지에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센터장은 “새 정부가 출범해 가계 부채를 잡기 위한 대출 강화 조치 등을 내걸고, LTV·DTI 등 규제를 강화하면 결국 분양시장뿐만 아니라 전체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투자 시 차익 실현이 확실시되는 수도권 택지지구 경기 하남 감일지구, 성남 고등지구, 과천 지식정보타운 등에만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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