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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로소득 年 300조 넘어…일부 기업과 개인이 독점" 원로학자의 쓴소리

뉴스 유하룡 기자
입력 2017.04.06 09:33 수정 2017.04.06 09:57

부동산으로 인한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연간 300조~370조원에 달하는 불로소득(지대·地代) 중 적정분을 환수해야 하며, 이를 위해 양도소득세와 증여·상속세의 비과세 대폭 축소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의 대표적 부동산 분야 원로학자인 김정호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최근 한국감정원이 발간한 ‘부동산 포커스(105호)’에 기고한 글에서 “이제는 부동산 정책에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경실련과 야권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 개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정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김 교수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불평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부(富)는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대부분이 소유자의 직접적인 노력보다는 정부의 공적 행위나 사회경제적 내지는 공간적 변화로 인해 형성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유한 개인이나 대기업에 집중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다수의 국민은 별로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순자산(국부)은 1경2360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토지 자산이 54.2%, 건물자산이 21.1%로 총 국부의 75.3%가 부동산인 것이다.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은 연 평균 300조원으로 추산된다. 김 교수는 “국부가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이를 일부 개인과 기업이 독점한다면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면서 “2013년 기준 개인 토지 소유자 상위 10%가 전체 개인 토지의 65%를 점유하고 있다”고 했다.

소득 측면에서도 문제는 심각하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2007~201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피고용인 보수의 비율은 연 평균 43.6%였다. 바꿔말하면 56% 이상이 비근로소득인데, 이 중 절반 정도(약 370조원)가 부동산 매입차액과 임대소득, 즉 불로소득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렇다보니 모든 국민이 부동산에 혈안이 되는 것”이라며 “부동산 보유만이 경제적·사회적 안정을 보장한다고 믿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역대 정부가 일자리와 경제 성장을 빌미로 부동산 경기를 부추겨왔다”면서 “이 과정에서 집값이 치솟고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늘어났다”고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의 적정부분을 국고에 환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부동산 관련 세제를 전향적으로 개선하자는 것이다. 김 교수는 “국세인 양도소득세와 증여·상속세 등의 비과세 또는 감면 혜택을 대폭 축소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대신 거래세인 취득세는 낮춰야 한다”고 했다. 이는 부동산 보유 동기는 약화시키되 대신 개발관련 세금 부담은 낮춰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세금 때문에 난개발을 부추겨서는 안된다”면서도 “세수를 당연히 늘려야 하고. 이 돈으로 청년 일자리를 만들거나 창업을 지원하는 데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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