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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에 '분당 같은 신도시'… IT·금융 노하우까지 수출

뉴스 장상진 기자
입력 2017.04.03 19:58
/조선DB

한국 정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 기업이 '선단(船團)식'으로 쿠웨이트에 진출, 분당신도시 3배 규모의 신도시를 직접 건설한다. LH가 도시 설계와 수주 기업 선정 등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미분양 등 리스크는 현지 정부와 나눠 갖는 방식이다. 이번 사업이 한국의 해외 도시 수출 모델이 기존 '수주형' 위주에서 '투자 개발형'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신도시 건설 전 과정에 한국 기업 참여
국토교통부는 LH가 쿠웨이트에서 현지 주거복지청과 '사우스 사드 알 압둘라 신도시'(이하 '압둘라 신도시') 마스터 플랜 용역 총괄 관리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압둘라 신도시 건설 사업은 쿠웨이트의 수도 쿠웨이트시티 서쪽 30㎞ 지점에 분당신도시의 3배 규모인 64.4㎢의 터를 닦고, 주택 2만5000~4만가구와 산업·상업 시설 등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도로·전력·물·환경 등의 인프라 시설과 도시의 각종 서비스가 연결되는 고효율·친환경 도시로 건설된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LH가 '마스터 플랜 용역 총괄 관리자' 자격으로 도시 설계·기획과 도급업체 선정, 비용 심사, 승인 등 사업 전반에 걸쳐 쿠웨이트 정부와 공동으로 의사 결정권을 행사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국내 건설 기업이 해외 신도시 건설에 참여한 적은 많았지만, 대부분 수주 계약을 통해 발주처가 원하는 대로 공사만 진행하고 정해진 돈을 받는 방식이었다. LH는 이미 마스터 플랜 컨설팅 용역 담당 기관에 선진, 포스코A&C, 포스코ICT, 현대종합설계 등 국내 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컨소시엄'을 선정한 상태다.

LH는 2019년 마스터 플랜 수립 이후 타당성 조사를 거쳐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되면 쿠웨이트 주거복지청과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건설 과정을 주도한다. 향후 택지 개발에만 40억달러(약 4조4000억원)가 투입되는 도시 건설 전(全)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신도시 특수(特需)'를 누릴 전망이다. 박상우 LH 사장은 "전력·수자원·도로·철도·가스 등 국내 공기업과 건설업계, IT, 금융, 법률 기업 등이 팀을 이루어 진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쿠웨이트에 조성할 계획인 '사우드 사드 알 압둘라' 신도시의 예상 모습. /국토교통부

◇토지, 주택 미분양 부담은 현지 정부가
리스크 부담 방식도 수주자가 미분양 책임 등을 직접 떠안아야 했던 기존 개별 기업 단위의 신도시 건설 사업과는 다르다. 이번 계약에는 신도시 내 토지나 주택이 미분양될 경우 쿠웨이트 정부가 이를 사들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외곽 도로나 전력·수도 시설 등 기반 시설 설치 비용도 현지 정부가 부담한다.

이번 사업 성공 여부에 따라 쿠웨이트의 주택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쿠웨이트는 자국 남성이 결혼할 경우 주택을 무상으로 공급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나 공급이 부족해 대기자가 많다. 이와 함께 신도시 내에는 혁신상업단지, 의료복지단지, 복합리조트 등이 들어선다.

김석기 국토교통부 해외건설지원과장은 "쿠웨이트는 2035년까지 쿠웨이트시티 주변으로 신도시 9개를 추가 건설할 예정"이라며 "압둘라 신도시 성공 여부에 따라 추가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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