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데군데 창문이 깨진 낡은 주택, 대문도 없이 버려진 빈집, 손님이 없는 상가와 주변에 쌓인 쓰레기 더미…. 지난 2009년 재개발 사업이 중단된 인천 부평구의 한 정비구역은 쇠락한 도심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이 지역은 최근 아파트 착공을 앞두고 활기를 되찾았다. 2015년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연계형 정비사업 선도 사업장으로 선정돼 사업 진행이 급속도로 진행된 덕분이다.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은 재건축·재개발 등을 통해 공급되는 일반분양 아파트를 임대사업자가 사들여 뉴스테이로 공급하는 것이다. 임대사업자가 일반분양 물량을 전부 사들이기 때문에 조합 입장에선 미분양 위험이 없다. 정비사업이 지지부진한 지역에서는 이 방식으로 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다. 낙후된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으로 서민 주거공간을 확충하는 효과도 있다.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이 모든 사업장에서 원만하게 진행되는 건 아니다. 몇몇 현장에서는 현금청산금(보상금)이나 이주대책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임대사업자가 사들이는 일반분양 물량의 가격을 놓고 조합 측과 의견 차이가 커 협의가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갈등은 뉴스테이 사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점이다. 현금청산을 원하는 조합원은 더 많은 보상을 원하고,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조합원은 부담금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정비사업이 진행되면 기존에 살던 집을 비우고 떠나야 하는 세입자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결국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이 성공하려면 정부·지자체·조합·임대사업자가 각자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면서 현실적으로 당면할 여러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해야 한다. 우선 조합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조합 임원진은 사업 내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으로 조합원들의 뜻을 모으고, 사업 파트너인 임대사업자와 신뢰를 쌓아야 한다. 임대사업자는 세밀한 사업 계획을 세우고 조합과 합의한 사항은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지자체는 세입자에 대한 이주 대책을 마련하고, 현금청산금 산정을 위한 적정한 감정평가가 이행되도록 해야 한다.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와 필요한 행정지원을 제공하는 일도 중요하다.
정부는 입찰보증금 제도를 도입해 임대사업자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사업 기간을 제한해 조합과 임대사업자 간 불필요한 갈등을 방지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감정원 등 전문기관을 통한 1대1 상담으로 뉴스테이 사업에 대한 조합의 이해도를 높이고, 담당 지자체의 인센티브 제공과 행정지원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도울 것이다.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은 현행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내재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그러나 미분양 발생이라는 중요한 사업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 여기에 지자체의 적극적 지원과 조합과 뉴스테이 사업자 간 신뢰 등이 갖춰지면 정체된 정비사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