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실수요자 몰리는 '뉴스테이'… 주거안정·도시재생 두 토끼 잡는다

뉴스 김성민 기자
입력 2017.04.02 23:28

[뉴스테이의 '진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 최장 8년까지 쫓겨날 걱정 없어
교도소 부지 등 낙후지역에 공급… 지지부진 재건축 사업도 속도 내

지난 21~22일 경기 동탄2신도시에 분양한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동탄호수공원 아이파크'는 50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377명이 몰렸다. 평균 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인근 지역에서 공급된 일반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간신히 2대 1을 넘긴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일부 단지는 미달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뉴스테이에 수요자가 대거 몰린 것이다. 동탄2신도시의 한 중개업자는 "올해 청약시장에서 동탄의 인기가 작년만 못하다"면서 "하지만 상대적으로 시세가 저렴하고, 청약 제한이 없는 뉴스테이가 틈새 상품으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 들어설 예정인 '남양주 오메가시티'는 입주민들이 조합원이 돼 직접 출자하고 사업에 참여해 임대료를 아끼는 '협동조합형' 뉴스테이다. 분양 관계자는 "입주민이 직접 단지를 관리하고, 상가를 운영해 관리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경기도 남양주‘오메가시티’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이 단지는 입주민이 조합원으로 직접 출자하는‘협동조합형’뉴스테이로 만들어진다. /오메가시티

민간 건설사가 짓는 월세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New Stay)가 진화하고 있다. 뉴스테이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장기간 거주가 가능해 중산층의 주거 안정에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뉴스테이가 지지부진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가속하거나 낙후된 도심 지역을 재생하고 개발하는 동력(動力)이 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최장 8년간 거주… 청약시장서 인기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는 세입자가 원하면 최장 8년까지 쫓겨날 걱정 없이 살고, 연간 임대료 상승률은 5% 이내로 제한된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만 19세가 넘으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민간 건설사가 지어 주택 품질이 좋고 입주민들을 위한 카셰어링, 출장 청소 서비스, 조식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가격도 주변 시세와 비교해 저렴한 편이다. 일반 뉴스테이 임대료는 평균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가 47만원 수준이다. 2015년 12월에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 분양한 대우건설의 '동탄행복마을 푸르지오'는 전용면적 85㎡ 면적의 임대료가 보증금 1억원, 월세 46만8000원이다. 이를 전세금 시세로 환산하면 1㎡당 213만1000원으로, 인근 단지(253만2000원)보다 16% 정도 저렴하다.

정부는 올해까지 뉴스테이 15만 가구를 분양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하고, 이 중 4만 가구에 대해 입주자 모집을 한다는 방침이다. 올 3월까지 2만 가구 가까운 뉴스테이를 분양했고, 올 연말까지 추가로 2만1785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그동안 뉴스테이는 분양하는 단지마다 좋은 청약 성적을 기록했다. 작년 8월 경기 동탄2신도시에 분양한 '동탄레이크자이 더 테라스'는 26.3대 1 경쟁률을 기록했고, 지난 2월 대구 금호지구에 분양한 '대구 스타힐스테이'도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김상문 국토교통부 뉴스테이정책과장은 "뉴스테이 공급을 늘린다고 공공임대 주택의 공급이 축소되는 건 아니다"라며 "뉴스테이를 통해 중산층의 전·월세 수급이 원활해져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되고, 공공부문이 저소득층 서민 지원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한다"고 했다.

◇도시재생 '구원투수'로 진화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된 뉴스테이는 최근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것이 '정비사업형' 뉴스테이다. 미분양 우려 등으로 추진이 지지부진한 재개발·재건축 구역의 조합이 해당 부지를 민간 사업자에 저렴하게 넘기고, 사업자가 그곳에 뉴스테이를 지어 분양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용적률을 높여주거나 주택도시기금을 출자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줘 조합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보전한다. 낙후된 지역에 뉴스테이를 공급해 정비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비사업형 뉴스테이는 정체된 사업의 숨통을 뚫어주는 역할을 한다"며 "낙후된 환경이 개선되고 임대주택이 공급돼 전·월세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도시재생형' 뉴스테이도 이와 비슷하다. 오래된 공장이나 교도소 부지, 옛 은행 부지에 뉴스테이가 들어서며 지역이 개발되는 방식이다. 실제로 서울 구로구 개봉동 레미콘 공장 부지와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이전 부지에는 뉴스테이가 들어설 예정이다. 주택기금과 LH가 설립한 '리츠'가 땅을 사서 사업자에게 저렴하게 빌려주고, 사업자도 좀 더 싼 가격에 뉴스테이를 공급하는 '토지지원리츠형', 입주민들이 직접 사업에 참여해 임대료 하락 효과를 내는 '협동조합형' 뉴스테이도 추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높은 집값 상승률, 전세의 월세화가 본격화되는 시기에 뉴스테이 정책은 상당히 맥을 잘 짚은 주택 공급"이라며 "특히 민간 사업자와 자본을 끌어들여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한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뉴스테이가 중산층의 주거 안정에 기여하고, 주택 수요자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을 계속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화제의 뉴스

여의도 대교, 통합심의 접수…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 목전
우미건설, 중도금 무이자에 계약금 낮춘 '성남 우미린 뉴시티' 분양 중
[단독]서울원아이파크 전용 84㎡ 13억대…전매제한 1년, 실거주의무 없어
내년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 2년 연속 동결 전망…아파트 69%
압구정3 재건축서 4000억 한강보행교 삭제…조합-서울시 책임공방

오늘의 땅집GO

[단독] 서울원아이파크 84㎡ 13억대…전매제한 1년,실거주 없어
현대차그룹,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에 '기아차 재무통' 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