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3.3㎡에 3300만원… 달아오르는 과천

뉴스 김성민 기자
입력 2017.03.27 22:28

[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 올해 일반 분양만 4300가구]

세종시 이전으로 집값 폭락 겪어… 작년부터 동시다발 재건축 추진
옛 시세 회복 기대감 높아져

"분양가 제동·전매 금지 등 리스크도 있어 투자 유의해야"

"올해 분양하는 일반 물량만 4000가구가 넘어요. 그동안 부침이 많았던 과천이 다시 '준(準)강남'으로 우뚝 설 기회라고 봅니다."

27일 경기도 과천의 한 중개업자는 과천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올해 대거 분양이 이뤄지면 시세가 오를 것으로 보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이 많다"고 말했다. 2011~2012년 정부청사 세종시 이전으로 급락했던 과천시 부동산 시장이 대규모 재건축이 본격화되면서 달아오르고 있다. 아파트 가격도 3.3㎡당 3000만원을 회복했다. 현재 과천 전체 12개 단지, 1만3500여 가구 중 지은 지 30년이 넘은 10개 단지 1만여 가구가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올해에만 7432가구 쏟아져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와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과천시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물량은 총 7432가구이다. 이 중 4300여 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과천시에 이렇게 대규모 물량이 나온 건 1990년대 이후 처음이다.

가장 시기가 빠른 건 과천 주공 1단지와 7-1단지이다. 이르면 8월 분양할 예정이다. 주공1단지는 대형 건설사들이 미분양 대책, 특화설계 도입 등 파격 조건을 내걸며 치열한 수주전을 벌였던 곳으로, 지난 26일 대우건설이 시공권을 따냈다. 분양가를 3.3㎡당 3313만원을 받겠다고 제시했고,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건설사가 이를 사준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비슷한 시기 과천주공7-1단지도 분양할 예정이고, 6단지와 12단지도 올해 안에 분양한다.

과천시 갈현동·문원동 일대 135만3090㎡에 조성 중인 공공택지지구 '과천지식정보타운'도 올 11월 본격 분양에 나선다.

◇폭락 딛고 시세 상승…3.3㎡당 3000만원 돌파

정부 청사가 밀집해 있던 과천은 한때 서울 강남구 못지않게 집값이 급등했던 지역이다. 하지만 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2010~2012년 집값이 곤두박질쳤다. 2011년에는 아파트값이 1년 동안 6.9% 떨어졌고, 2012년에는 10.2% 폭락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2년 과천 지역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은 2340만원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평균 2597만원)보다 200만원 정도 낮았다. 과천 정부 청사 맞은편에서 운영하던 식당은 줄줄이 문을 닫았다.

회복세는 2015년부터 본격화됐다. 2015년 한 해 동안 전년보다 5.6% 올랐고, 2016년에는 경기도 평균 상승률(2.09%)의 2배가 넘는 5.22% 오르며 3.3㎡당 시세가 3000만원을 돌파했다. 이달 27일 기준 과천 아파트 3.3㎡당 가격은 3046만원이다.

여기에 올 8월 분양 예정인 과천주공1단지의 분양가를 건설사가 3313만원으로 제시하면서 과천 주민들은 아파트값이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분양가 제동·전매 금지 등 리스크도"

부동산 업계에서는 과천이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고 녹지 공간이 많아 분양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리스크도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과천 예정 분양가가 시장 적정 수준보다 높다는 이유로 분양보증심사를 거부할지 검토하고 있기 때문. 주공1단지에 적용될 분양가(3313만원)는 작년 5월 과천에서 분양한 '래미안 센트럴스위트(3.3㎡당 평균 2746만원)'보다 20%가량 높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1단지가 고분양가를 책정하면 앞으로 줄줄이 나올 과천 지역 재건축 단지 분양가가 계속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과천 지역은 작년 '11·3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강남 4구와 함께 입주 시까지 전매가 금지된 곳이다. 지속적으로 오르는 금리도 걸림돌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과천은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으로 인한 충격을 극복하고 시세가 정상을 찾았고, 분양 물량이 쏟아지며 시세 상승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며 "다만 여러 규제가 적용된 곳이라 투자할 때 유의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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