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이 시작됐지만 전셋값이 크게 움직일 조짐은 없어요.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다보니까 작년보다 수급(需給) 사정이 좀 나아지기는 했죠.”
서울 강동구는 지난 1월 고덕동에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3658가구)가 입주하면서 아파트 전세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 매물이 늘어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면적 72㎡ 전세금은 지난 1월 평균 4억8000만원 정도였지만 현재 4억60000만원선으로 하락했다. 인근 ‘고덕동 현대’ 역시 전용면적 59㎡ 전세금이 지난해 10월 평균 3억5000만원에서 3억3500만원까지 내렸다.
이사철을 맞아 조금이라도 싼 전셋집을 찾는 소비자들이라면 눈여겨봐야 할 지역이 있다. 올 들어 전세금이 내렸거나 향후 입주 예정물량이 많아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곳들이다.
■서울 강동구·경기 양주시 전셋값 많이 내려
21일 부동산리서치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수도권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서울 강동구로 작년 말 대비 2.13% 하락했다.
2015년 대규모 재건축 사업에 따른 주민 이주 영향으로 연간 15.6% 급등한 이후 조정 현상이 나타났고, 인접한 하남시 등에서 아파트 입주가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동구에 이어 경기 과천시(-1.07%), 경기 양주시(-0.96%), 서울 양천구(-0.63%), 경기 김포시(-0.4%), 서울 성북구(-0.32%) 등에서도 아파트 전셋값 하락 폭이 컸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과천과 양주의 경우 지난해 각각 14%, 8%씩 전셋값이 뛰면서 단기 급등에 대한 가격 피로감이 확산되면서 전셋값이 조정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2년간 아파트 입주 많은 곳도 관심
부동산114는 올해와 내년 수도권에서 아파트 입주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 화성시로 총 5만4092가구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화성의 경우 동탄2신도시에 입주가 몰려있다. 다음으로 경기 시흥시(2만4627가구), 경기 용인시(2만2469가구), 경기 김포시(2만1740가구), 경기 수원시(1만8445가구), 경기 평택시(1만6679가구) 순이다.
시흥시는 목감지구와 배곧지구 등 신규 택지개발지구에서 올해부터 입주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용인시도 기흥역세권지구, 남사지구 등 도시개발구역 중심으로 입주 물량이 늘어난다. 김포시는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아파트 입주가 계속된다.
전문가들은 새 아파트 전세를 찾는다면 전셋값이 떨어진 곳이나 입주 물량이 많은 곳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전셋값이 떨어진 강동구는 올해도 입주물량 5400여가구로 많고, 인접한 하남 미사지구에서도 6000여가구가 공급된다. 이 경기 용인·김포·평택·하남 등에서도 올해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비교적 저렴한 전셋집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병철 연구원은 “이들 지역은 내년에도 입주 물량이 많아 당분간은 전셋값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