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전국 땅값 5% 상승… 제주·부산 가장 뜨거웠다

뉴스 장상진 기자
입력 2017.02.23 03:00

[올해 공시지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 뛰어]

- 세종·경북·대구 3~5위
제주도 2년 연속 1위 차지
부산, 아파트 청약 광풍 효과
서울 상권은 홍대·이태원順

- 세금 부담도 커진다
땅값 18% 오른 서귀포 나대지, 재산세·종부세는 28% 올라

올해 전국 땅값(표준지 공시지가)이 작년보다 평균 4.94% 올랐다. 작년 하반기까지 이어진 부동산 경기 호황 영향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작년보다 땅값이 하락한 시·군·구는 한 곳도 없었고, 제주는 18% 넘게 올라 2년 연속 상승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 표준지 공시지가를 조사한 결과, 작년(4.47%)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수도권(4.4%)보다 광역시(7.12%)와 시·군(6.02%) 지역이 많이 올랐다. 서울(5.46%)도 홍대·이태원 등 주요 상권(商圈)의 땅값이 뛰며 전국 평균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정부가 전국 50만 표본 필지를 매년 조사해 발표하는 땅값으로, 전국 3230만 필지의 개별공시지가 산정과 재산세·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금 부과 기준이 된다.

◇제주·부산 1·2위… 서울은 홍대 일대 19% 급등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방이 땅값 오름세를 주도했다. 광역시와 지방 시·군 지역이 평균 6% 넘게 올라 4%대 상승에 그친 수도권을 압도했다. 시·도별로는 제주도(18.66%)가 작년에 이어 1위였다. 정부 규제에도 아파트 청약 열풍이 식지 않고 있는 부산(9.17%)이 뒤를 이었다. 세종·경북·대구가 3~5위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제주도는 혁신도시·헬스케어타운사업·신공항 등 각종 개발사업이 땅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 증가로 주택 수요가 커지면서 건설 경기도 좋았다. 서귀포시(18.81%)·제주시(18.54%) 가리지 않고 땅값이 급등했다. 부산의 상승세는 엘시티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몰린 해운대구(12.12%)와 재개발 사업이 집중된 연제구(12.09%)가 주도했다.

서울은 상권이 활성화된 지역의 땅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가장 뜨거웠던 곳은 18.74%가 오른 홍대 일대였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김성순 상무는 "홍대 상권은 기존 젊은 내국인 수요 외에 공항철도 효과로 관광객 유입이 본격화하면서 그 규모가 확대, 명동·강남에 이은 세 번째 광역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대 상권을 포함하는 마포구는 시·군·구별 상승률 순위에서도 서귀포시·제주시에 이어 3위(12.91%)에 올랐다. 경리단길이 있는 이태원은 10.55% 올랐고,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일대(5.76%)도 많이 올랐다. 권강수 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이태원은 직장인들 퇴근 후 만남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가로수길은 고급 취향이면서 유행에 민감한 젊은 손님들이 몰리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가 2014년 낙찰받은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옛 본사 부지 땅값도 3.3㎡당 1억1286만원으로 작년 대비 20.9% 급등했다. 작년 10%가 올랐던 송파구 신천동 제2롯데월드 부지는 올해 6.06% 상승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은 올해도 서울 중구 명동의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이 있는 땅(3.3㎡당 2억8380만원)으로, 14년 연속 전국 1위를 유지했다.

◇"땅값 상승률보다 보유세 상승률 더 큰 경우 많을 것"

표준지 공시지가가 크게 오름에 따라 토지 소유자들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도 커진다. 땅과 주택은 계단식 누진 구조여서 공시지가 상승에 비해 보유세 상승폭이 더 큰 경우가 많다. KB국민은행 WM사업부 원종훈 세무팀장 설명에 따르면 서귀포시 중문동 1553㎡짜리 나대지는 공시지가가 18.75%(7억4544만원→8억8521만원) 올랐지만, 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한 보유세는 28%(450만원→576만원) 오르며, 세종시 고운동 355.4㎡짜리 땅도 공시지가는 2.5% 올랐지만 보유세는 3.4% 오른다.

올해 땅값 상승으로 처음 종부세 대상이 된 땅 주인들도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커진다. 종부세는 공시 가격을 기준으로 주택은 6억원(1주택자는 9억원), 나대지·잡종지 등 종합합산 토지는 5억원, 상가·사무실 부속 토지 등 별도합산 토지는 80억원이 넘으면 과세 대상이 된다.

예컨대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종합합산 과세 대상 나대지(124.3㎡)는 공시지가가 5.26% 상승했지만, 보유세 부담은 9.7% 높아진다. 작년 4억9095만원이던 땅값이 올해 5억2206만원으로, 종부세 기준을 넘겼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제2롯데월드 부지 보유세는 작년 288억원에서 올해 305억원으로, 현대차그룹의 한전 부지 보유세는 187억원에서 226억원으로 각각 오를 전망이다. 일반 아파트·연립·단독주택은 이번 공시지가와 무관하게 해마다 발표하는 공시 가격을 토대로 보유세가 산출된다. 국토부는 다음 달 24일까지 이의 신청을 받아 4월14일 확정된 표준지 가격을 재공시할 예정이다.

화제의 뉴스

쇼핑몰 치우고 오피스 채운다…신도림 디큐브·한양대 엔터식스 용도전환
"올해 입주 신축도 가능" 1억대로 살 수 있는 인천 저평가 아파트 5곳
"주차장만 무너졌는데, 멀쩡한 아파트 왜 5천억씩 들여 재시공하나"
공공 매입임대 약정 건수 12만5천건 돌파…심의 통과는 3만5천건
"영종도에 K엔터시티 만든다" 한상드림아일랜드, 빌보드코리아와 제휴

오늘의 땅집GO

"주차장만 무너졌는데, 멀쩡한 아파트 왜 5천억 들여 재시공하나"
"올해 신축도 가능" 1억대로 살 수 있는 인천 저평가 단지 5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