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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이익환수제 내년 부활…재건축 투자, 시간이 승패 가른다

뉴스 김성민 기자
입력 2017.02.08 19:51
8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6차 아파트. 주민 이주가 막바지에 접어들어 단지는 인적이 드물었고, 가구 발코니 창문마다 ‘공가(空家)’라는 흰색 글씨가 쓰여 있었다./김연정 객원기자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6차 아파트는 막바지 이주가 한창이었다. 단지 출입구에는 ‘3일부로 난방 공급, 승강기 운행, 정문·후문이 폐쇄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가구 발코니 창문마다 ‘공가(公家)’라는 흰색 글씨가 쓰여 있었다. 이 단지는 GS건설이 재건축해 오는 6월 분양 예정이다. 총 757가구 중 145가구를 일반 분양할 계획. 인근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재건축 단지 시세가 떨어지고 있지만, 이 단지는 고속버스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노른자 단지라 벌써부터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입지에 따라서 재건축 단지의 흥행 성적도 갈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이후 부동산 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수도권 재건축 단지도 얼어붙었다. 시세가 내리막 추세를 보이며 최근 두 달간 수천만원 하락한 것. 하지만 올해 역시 재건축 분양 물량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분양하는 단지 입지와 시세, 재건축 추진 상황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침체에 빠진 재건축 시장

작년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재건축 시장은 침체기에 빠져 있다. 특히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시세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은 작년 11월 첫째 주부터 1월 중순까지 11주 연속 하락했다. 매주 전 주보다 0.08~0.29%씩 떨어졌다. 현재는 시세 상승률이 0.05~0.08% 수준인 약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재건축 단지 시세 하락은 시가총액으로 보면 더 잘 나타난다.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재건축 단지 시가총액은 작년 10월 말 112조3536억원이었으나 올 2월 초 110조932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실제로 작년 11월 12억6000만원에 거래됐던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전용 49.56㎡형은 올 1월 이보다 3000만원 떨어진 12억3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국토교통부 제공


상황이 이렇지만 올해에도 재건축 단지 분양 물량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재작년부터 사업이 급진전됐던 단지들이 올해 물량을 쏟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2월부터 연말까지 수도권에 분양할 재건축 단지는 총 28개 단지 1만4406가구(일반 가구 기준)에 달한다. 작년 같은 기간(1만538가구)보다 37% 늘어난 규모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물량은 10개 단지 5854가구이다.

◇서울 강남권에서 재건축 10개 단지 분양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먼저 분양을 시작하는 곳은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7단지이다. 이 단지는 오는 4월 중 총 1859가구 중 867가구를 일반에 분양할 계획이다. 고덕주공7단지를 시작으로 6월에 고덕주공3단지, 9월 고덕주공5단지 등 강동구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연달아 분양한다.

강남구 개포동에서는 올 6월 총 2296가구(일반 220가구) 규모의 개포시영 재건축이 분양하고,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아파트도 올 11월에 청약을 접수한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한 공인중개사는 “지금은 시장 분위기가 좀 차가워 문의가 예전 같지 않지만 내년 분양 시기가 되면 다시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6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하는 신반포6차 재건축과 11월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3차를 재건축한 단지도 분양 시장에 나온다.

◇“작년 같은 시세 급등은 어려울 듯”

올해 재건축 단지는 작년과 같은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올해 재건축 시장은 호재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연내에 미국발 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것이고, 대출 규제와 정국 불안 등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강남 재건축의 경우 수요가 워낙 많기 때문에 미분양이 나지는 않겠지만, 작년처럼 몇 달 사이 1억원씩 오르는 열풍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입주 물량이 증가하며 공급 과잉 여파가 닥쳐와 전체적으로 보면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대선 주자들이 내놓는 공약이 부동산 규제 쪽에 맞춰져 있다는 것도 악재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차기 대선 주자들이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이야기하는 등 앞으로 부동산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결국 장기적으로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올해는 전체 재건축 시장이 아닌 개별 단지별로 시세 등락이 달라질 것”이라며 “입지가 좋고, 사업 추진이 빨라 재건축초과유예환수제를 피할 수 있는 단지는 시세가 오르고 그렇지 못한 단지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인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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