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 27억원에 팔려
압구정 신현대, 1년새 7억 올라
반포 주공1단지도 재건축 박차… 서울서 가장 비싼 아파트 될 듯
이달 초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 전용 112㎡ 9층 매물이 27억원에 팔렸다. 며칠 뒤엔 같은 면적 21층 매물이 2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2013년 말 분양가(17억~18억원)보다 최소 8억원이 올랐다. 공급면적 기준 3.3㎡당 6000만원이 넘는 고가(高價)에도 강남 지역의 자산가,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위주로 매수자가 줄을 잇는다. 한강과 맞닿은 이 아파트는 기존 신반포 1차 아파트를 재건축, 작년 9월 입주를 시작했다.
지난해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한강변 랜드마크 단지는 여전히 뜨겁다. 여기에 반포주공 1단지 등 굵직한 재건축 단지가 본격적으로 사업에 들어가면 부동산 시장 전체로 활기가 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반포·압구정 등 한강변에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는 뛰어난 입지와 조망권은 물론 '진짜 부촌(富村)'이라는 차별성이 더해져 갈수록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 112㎡ 27억원…분양가 비싸도 수억원 웃돈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등은 한강 프리미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재건축 단지로 꼽힌다. 한강 공원을 낀 입지 조건과 지역 랜드마크라는 상징성이 수요나 가격을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재건축이 이뤄지면 최소 수억원 프리미엄(웃돈)을 보장하는 확실한 투자 상품이란 인식도 시세를 띄우고 있다.
신반포 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는 2013년 말 3.3㎡당 평균 3830만원이라는 분양가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분양 당시 13억원대였던 전용 84㎡는 현재 호가(呼價)가 20억원이 넘는다.
작년 한 해 전국에서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아파트는 대부분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였다. 압구정동 신현대 전용 169㎡는 2016년 말 시세가 평균 31억원으로 1년 사이에 7억원이나 올랐고, 압구정동 미성 2차 전용 74.4㎡(14억5000만원)도 같은 기간 4억4500만원이 올랐다.
◇반포주공 1단지, 최고 35층 대단지로 변신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한강변 랜드마크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서울시는 지난 18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계획안을 사실상 통과시켰다. 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지상 5층짜리 2090가구는 재건축 후 최고 지상 35층 5748가구로 재건축된다.
20일 반포주공 1단지에서 만난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단지 규모나 입지 조건을 따져볼 때 재건축만 되면 서울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학군·교통·대지 지분 등의 조건도 뛰어나지만, 한강과 바로 맞닿은 입지가 최고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입주한 지 40년이 넘은 낡은 아파트인데도 전용면적 107㎡ 시세가 25억원 정도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재건축 사업성이 좋아 대형 건설사끼리 시공사 선정 경쟁도 유례없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등은 40~50층짜리 초고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내년부터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면 강남 알짜 재건축 단지도 수익성 감소와 시세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