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부자들, 상가·아파트 줄이고 단독·연립 늘려

뉴스 김지섭 기자
입력 2016.12.12 23:56

- 금융자산 10억 이상 조사
60·70대, 관리 어려운 자산 처분… 주택 헐고 원룸 등 수익형으로

금융자산만 10억원이 넘는 부자들은 지난 2년 동안 상가와 아파트 비중은 꾸준히 줄이고, 단독·연립주택 비중은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해마다 발표하는 '부자 보고서'의 최근 3년치(2014~2016년)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부자들이 보유한 투자 목적의 부동산 가운데 상가 비중은 2014년 62%에서 2015년 58.1%, 2016년 55.2%로 2년 연속 감소했다. 같은 기간에 아파트(42.3→40.8→40.5%) 비중과 오피스빌딩(5.9→4.3→3.4%) 비중도 역시 2년간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에 단독·연립주택(13.8→15.5→16.9%)과 전원주택(1.6→3.5→3.7%) 비중은 2년 연속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상가의 경우 2~3년 전보다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이고, 오피스 빌딩은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져 투자 열기가 식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일 KB국민은행 서울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부자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60~70대들이 관리하기 골치 아픈 자산은 정리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아파트 비중이 줄어든 것도 고령층 부자들이 수년 내에 부자 증세(增稅)가 시행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30~40대 자녀에게 가급적 빨리 증여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독·연립주택 비중이 늘어난 것은 최근 대학가 주변의 노후 주택을 헐고, 원룸·투룸 등의 건물로 새로 지어서 월세를 받는 수익 모델에 부자들이 관심을 갖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전원주택 비중 증가는 베이비부머(53~61세) 은퇴 본격화로 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부자들이 보유한 토지 비중은 지난 2년간 25%가량 감소(14.6→19.9%)했다. 신동일 부센터장은 "70~80대가 주축인 토지 소유자들이 40대 전후의 자녀들에게 상속이나 증여를 할 때 현금을 선호하기 때문에 유동성이 떨어지는 토지를 매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부자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중 예·적금과 현금 비중이 2년 사이에 47.9%에서 41.7%로 줄었고, 반면 주식 비중은 13.5%에서 17.2%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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