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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손댄 욕실만 10년간 1만개 "요즘 대세는…"

뉴스 최락선 기자
입력 2016.12.10 04:00

[인테리어 고수] ⑥‘욕실 마이스터’ 이존경 대표

“아침에 눈을 뜨면 찾는 공간이 화장실이고 잠들기 전 하루를 정리하는 곳 역시 화장실이다”

10년간 욕실만 1만개를 만든 이존경 블루하우징 대표.

이존경 블루하우징 대표는 욕실·화장실 인테리어 업계의 격언부터 소개했다. 이 대표는 LG화학 욕실팀을 거쳐 한샘 신규사업팀장으로 욕실사업을 총괄한 전문가다. 그의 손을 거친 욕실·화장실만 1만 세트가 넘는다.

경제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2007년 욕실 방수판 관련 특허를 냈고 기업에 있을 땐 특허 8개를 출원했을 만큼 기술에도 밝다. 주방가구회사 관리직에서 영업직을 자청한 IMF외환위기 직후 3300만원짜리 주방가구 18세트를 팔아 특진도 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영업을 하면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캐치하는 촉을 키웠다”고 말했다.

땅집GO(realty.chosun.com)가 그를 만나 욕실·화장실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노하우를 들어봤다.

욕실과 침실이 하나로 돼 있는 방. 샤워실을 유리칸막이로 나누고 욕조는 방 안으로 들어와 있다./조선DB


-욕실 인테리어가 왜 필요하죠.
“예전에는 물이 새거나 타일이 떨어졌을 때, 곰팡이가 새까맣게 핀 경우처럼 기능이나 위생 문제가 생길 때 주로 리모델링을 했죠. 요즘엔 기능 보강이 많죠. 단열재를 넣거나 온열기를 달기도 하죠.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해서 많이 해요. 주부들 의뢰가 많은데, 10년 넘게 참고참다가 결단(?)을 내린다고 해요.”

-비용은 얼마나 드나.
“30평대 아파트 거실 욕실(가로 1.6m, 세로 2.2m)를 예로 들면, 타일 벽을 뜯지않고 덧대는 덧방 시공 기준으로 180만~250만원이면 충분해요. 벽과 바닥을 철거하면 300만~400만원쯤 들어요. 중급 자재를 썼을때 기준입니다.”

-저렴하게 하는 방법은.
“발품을 많이 팔면 자재는 저렴하게 살 수 있어요. 타일은 경기권 대형 숍에서 도매가로 팔기 때문에 아무래도 저렴해요. 서울 을지로 일대 판매점들도 괜찮습니다. 도기는 대리점과 취급점이 있는데 전문 대리점이 쌉니다. 수납장은 인터넷에서 맞춤형으로 주문하면 가격이 괜찮아요. 세면기 수전은 4만원대, 샤워기 수전은 5만~7만원대면 좋아요. 싼 제품도 많은데 자칫 누수가 잘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리모델링할 때 최우선 고려사항은.
“욕조를 넣을지, 파티션으로 샤워부스를 만들지 먼저 결정하세요. 그러면 예산이 대략 나오고 거기에 맞춰 양변기, 세면대, 타일 순으로 선택하면 됩니다. 컨셉 잡기가 어려우면 잡지나 블로그에 나오는 예쁜 욕실을 보고 비슷한 제품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죠.”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유유자적' 2층 욕실./조선DB

-요즘은 셀프 인테리어가 대세인데.
“셀프 인테리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도전하는 분야가 욕실일 겁니다. 잘못해서 망쳐버리면 복구와 보수 비용이 만만찮거든요. 도전에 앞서 준비를 잘 해야죠. 수전 교체 정도는 괜찮을 거에요. 셀프를 말리는 건 아니지만 다른 부분보다 방수(防水) 문제를 잘 의식해야 합니다.”

-타일 색상은 어떻게 고르죠.
“바닥 타일 색상은 벽보다 한단계 무거운 게 좋아요. 그렇지 않으면 들뜬 느낌이 들죠. 벽이 어두운 느낌이면 바닥은 좀 더 어둡게 하는 식이죠.”

-홈쇼핑에서 파는 욕실은요.
“욕실 시공은 대체로 하청을 줍니다. 단가 때문에 숙련공을 쓰면 남는게 없어요. 그래서 품질 문제가 자주 벌어지는 걸로 알고 있어요. 다른 하나는 현장에서 필요 이상으로 옵션을 권하는 경우죠. 홈쇼핑은 덧방시공이 기본인데 벽타일을 다 뜯어내기를 권한다든지, 바닥에 누수가 있어 바닥을 철거해야 한다고 하는 경우도 있죠. 전기 콘센트 문제를 거론하면서 전기공사를, 심지어 문틀과 문짝까지 교체하도록 유도하기도 합니다.”

서울 목동의 한 아파트 욕실. 500X900 초대형 타일로 대리석 분위기를 연출했다. 낮은벽으로 건식공간(dry zone)과 습식공간(wet zone)을 분리했고 천장에 간접 조명을 사용했다. 매립형 휴지걸이와 휴대전화 거치대를 설치해 편리성을 높였다./블루하우징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은.
“유행을 타는 건 아니고 최근에는 큰 타일을 많이 쓰고 무광을 선호해요. 고급스런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좁은데 큰 타일을 쓰면 답답해 보여요. 양변기는 비데일체형을 많이 씁니다. 가격도 50만원대까지 떨어졌어요. 세면대 아래에 놓는 수납장인 하부장도 많이 찾아요.”

-건식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은데.
“요새 분위기는 ‘한국형 건식’이랄까. 샤워부스 바닥을 욕실 바닥보다 낮게 만들어서 물이 튀지 않게 차단하고 있죠.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건식인데 청소할 땐 양변기에 물을 뿌려 청소하잖아요. 일본은 양변기를 마른 걸래로 닦거든요. 국내는 건식인데 슬리퍼를 신기도 하죠. 컨셉과 실제 사용이 다른 문제가 있어요.”

-욕조 선택기준은.
“이동식 욕조를 찾는 분이 많은데 바닥이 평평하지 않기 때문에 권하는 편은 아닙니다. 아크릴 욕조가 저렴하고 가볍고 설치하기도 쉽고 광택이 좋아요. SMC욕조는 색이 빨리 바래요. 세라믹 욕조는 무겁고 깨질 염려가 있어요.”

안동 구름에 리조트 '서운정'에 있는 욕실. 창을 열고 목욕해도 시야를 방해받지 않는다./조선DB


-가성비 좋은 팁은 없나요.
“세면대를 바꾸고 그 아래 수납장을 연결해 보세요. 왜냐하면 타일을 떼어내지 않고 할 수 있거든요. 인터넷에서 수납장을 의뢰하면 원하는 사이즈대로 만들어 주는 곳이 많아요. 이용해볼만 합니다.”

이 대표는 의뢰인이 난감한 콘셉트를 고집할 때 늘 말썽이 생긴다고 한다.

“고객이 원하는대로 공사해줬는데 욕실이 왜 이러냐며 돈을 못주겠다고 버티는 분들이 간혹 있죠. 벽도 검은색, 바닥도 검은색 톤이었고 조명도 어둡게 하고요. 이건 아니라고 말을 했지만 완강해서 어쩔수 없었어요. 전문가 의견을 모두 따를 필요는 없지만 한번쯤 고려해 본다면 낭패볼 일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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