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고 했다.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 교육을 위해 집을 세번 옮겼다. 교육열에 불타는 2016년 맹모에게 학교는 거주지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명문학군으로 입소문이 난 아파트는 수요도 꾸준하고 시세도 높다. 조선닷컴의 부동산·인테리어 콘텐츠 플랫폼 땅집GO는 요즘 맹모들에게 주목받는 학군과 아파트를 집중 분석한다.
[2016 맹모의 아파트] ④서울 광진구 광남학군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학군까지 좋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가격이다. 학군 좋은 서울 강남의 한강변 아파트를 사려면 전용면적 84㎡가 10억원을 훌쩍 넘는다. ‘명문 학군’과 ‘한강변’이란 요건을 동시에 만족하면서 강남보다 싼 곳을 찾는다면 광진구 광남학군에 속한 아파트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이 동네 아파트는 전용 84㎡를 7억원(전세 6억원), 전용 59㎡를 5억원(전세 4억원) 내외로 살 수 있다.
광남학군 아파트들은 한강과 맞닿아 있다. 올림픽대교와 천호대교 사이에 있고, 지하철 2호선 강변역과 5호선 광나루역이 가깝다. 강남권 아파트와 비교하면 가격이 저렴하다. 하지만 광진구 내 다른 동네에 비하면 비싼 편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광남학군이 속한 광장동의 3.3㎡당 아파트 매매가는 2041만원으로 한강과 맞닿아 있는 광진구 자양동(1827만원)이나 구의동(1742만원)보다 3.3㎡당 최대 300만원쯤 높다. 한강과 접하지 않은 군자동(1508만원), 화양동(1243만원), 중곡동(1161만원)과 비교하면 3.3㎡당 격차는 1000만원 가까이 벌어지는 곳도 있다.
광장동은 ‘리틀 강남’으로 불린다. 다리만 건너면 강남인데다 한강이 보이고, 학군까지 뛰어나기 때문이다. 광남초·중·고는 세 학교가 한 곳에 모여있어 통학에 유리하다. 학업 성적도 뛰어나다. 광남중은 학업성취도평가와 특목고 진학률 등에서 강북 최고 수준이며, 광남고 역시 일반고 중 명문대 진학률 최상위권을 다툰다.
■강북 학군의 다크호스…광남중·광남고
광남초등학교는 매년 100여명 이상이 전입해 오는 인기 초등학교다. 광남초는 2013~2015년 3년간 132명이 전학간 반면 그 3배에 가까운 389명이 전입해 왔다. 매년 학교를 떠나는 학생보다 새로 들어오는 학생이 많다는 것은 초등학교 졸업 이후 중학교 진학을 고려한 학군 이주 수요가 많다는 얘기다.
광남초가 맹모들에게 인기있는 이유는 커뮤니티가 좋다고 소문난 탓이다. 광남초 통학구역에는 빌라나 단독주택이 전혀 없다. 비슷한 생활 수준을 갖춘 아파트만 4000여가구가 있다. 아파트가 광남초·중·고를 감싸고 있어 주변에 유해시설이 없고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해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광남중의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은 94.1%다. 강남구 도곡중(94.3%)과 수치가 비슷하다. 광남중은 지난해 13명의 학생을 과학고·외고·국제고 등 특목고에 보냈고 101명의 학생을 자사고에 보냈다.
광남고는 특목고나 자사고가 아닌 일반계 고등학교다. 우수한 광남중 학생들이 광남고에 많이 진학하다 보니 뛰어난 입시 결과를 자랑한다. 광남고는 지난해 9명(수시 3명·정시 6명), 올해 6명(수시 4명·정시 2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전국 16명밖에 없는 수능 만점자도 나왔다. 2010~2012학년 서울대 합격생 28명을 비롯해 연세대 82명, 고려대 70명 등 이른바 SKY 합격자 180명을 배출했다.
■광남학군 최고 인기 아파트는?
광장동에서 광남초에 입학할 수 있고, 광남중·고에 배정받을 수 있는 아파트는 극동1·2차, 삼성1·2차, 현대3·5·8단지 등 7개 단지 총 3878가구다.
이 중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 아파트는 현대8단지다. 이 아파트는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이 84.2%로 광남학군 아파트 중 유일하게 80%를 넘었다. 실수요자가 많을수록 전세가율이 높다.
현대8단지는 같은 광남학군인 극동1차보다 매매가가 낮지만 전세금은 더 높다. 극동1차 매매가는 3.3㎡당 평균 2208만원으로 현대8단지(1762만원) 보다 446만원 높다. 반면 전세금은 극동1차가 3.3㎡당 1370만원으로 현대8단지(1485만원)보다 115만원 더 싸다.
현대8단지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광남학군 가운데 가장 최근(1995년)에 지어져 주차가 편리하고 아파트 내부 구조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8단지에서 광남초와 광나루역까지는 걸어서 각각 8분 정도 걸린다. 지하철 2호선 강변역이 좀 더 가까운 현대5단지의 입지가 더 좋다. 하지만 현대8단지는 광남학군 단지 중 유일하게 지하 주차장을 2개 층까지 갖추고 있다. 또 현대 3·5단지 전용 59㎡가 방 2개, 욕실 1개 구조인 데 비해 현대8단지 전용 59㎡는 방 3개, 욕실 1개 구조다.
황희구 해오름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현대8단지 전용 59㎡는 방이 3개 있어 자녀 두 명을 둔 부모가 소형을 찾을 때 가장 먼저 선택한다”고 말했다. 현대8단지 801동 고층에서는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
■“전 고점 돌파한 집값…추가 상승 제한적”
부동산 전문가들은 11·3 부동산대책과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고, 광장동 집값이 전 고점을 돌파한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광장동은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빠른 시일 내 이뤄질 곳은 아니어서 신규 공급이 많지 않아 희소성은 있다”면서도 “가격이 고점을 넘어선 만큼 계속 상승하기는 쉽지 않고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현대8단지의 경우 불황에 강한 장점이 있다. 현대8단지 전용 84.92㎡는 2010년 평균 6억4500만원에 거래되다가 최저점인 2014년 6억원으로 4500만원쯤 하락했다. 현대3단지가 같은 기간 6억5750만원에서 5억8000만원까지 2배 가까이 더 떨어졌던 것과 비교된다. 이는 현대8단지를 찾는 고정 수요층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