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잔금대출 규제 강화 피할 마지막 기회… 5만5000가구 공급]
잔금대출 때도 소득 심사 강화… 1년 지나면 원금 나눠 갚아야
실수요자들 막바지 청약 열기… 태전지구 등 비규제 지역으로
건설사들도 밀어내기식 공급… 예정된 분양 일정 앞당기기도
서울 강서구 염창1구역 주택을 재건축하는 'e편한세상 염창역(가칭)' 아파트 단지는 오는 30일 모델하우스를 열기로 최종 결정했다. 분양 비수기로 꼽히는 12월 중에서도 크리스마스(25일) 이후 마지막 주는 '비수기 중 비수기'로 꼽힌다는 걸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김양숙 e편한세상 염창역 분양소장은 "당초 11월에 분양하려 했지만, '11·3부동산 대책' 여파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 승인이 늦춰져 일정이 지연됐다"며 "분양 시점을 이달과 내년 중에 고심하던 가운데 내년 1월부터 잔금대출 규제가 강화된다고 해서 무리하더라도 반드시 연내 분양을 해야겠다고 내부에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12월 전국 5만5000여 가구 공급
겨울철 비수기로 꼽히는 12월 분양 시장이 내년부터 강화되는 잔금대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 막판 밀어내기 분양으로 신규 아파트가 쏟아지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서둘러 분양을 받으려는 수요자들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11·3 대책으로 청약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잔금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 인상 등 악재가 겹치면 시장이 더욱 급랭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올해 분양 시장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막차 분양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공급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리서치회사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는 지난달보다 38% 정도 공급량이 늘어난 5만5087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11·3 대책 여파로 지난달 공급하려 했던 단지의 분양이 미뤄진 데다 내년 1월부터 잔금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건설사들이 남은 분양 사업을 연내 서둘러 진행하거나 내년 물량을 앞당겨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11·3대책 비규제 수도권 지역에 관심
수도권에서는 2만907가구가 공급된다. 특히 11·3 청약대책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에서 분양하는 단지들에 수요가 쏠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실제 지난 25일 11·3 대책 비규제 지역에서 분양한 수도권 일부 단지 모델하우스는 실수요자 위주로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달 경기 광주시 태전지구에서는 '태전파크 자이'를 분양한다. 이 단지는 총 668가구로, 13블록은 지하 3층~지상 17층 6개 동 전용면적 59~84㎡ 328가구, 14블록은 지하 3층~지상 18층 6개 동 전용면적 59~84㎡ 340가구로 이뤄진다. 경기 용인시 동천동 '동천 더샵 이스트포레'도 이달 2일부터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돌입한다. 지하 5층에 지상 18~29층 10개 동 980가구 규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지난 25일 모델하우스를 연 단지들 청약 성적이 비교적 선방했기 때문에 실수요자들뿐만 아니라 11·3 대책으로 투자를 망설이던 일부 투자자도 청약 규제를 받지 않는 단지들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잔금대출 규제 강화
때아닌 12월 분양 대목을 이끈 건 지난 24일 발표된 8·25 가계부채 방안 후속 대책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분양 승인을 받는 아파트부터 집단대출 중 잔금대출에도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거치 후 1년 후부터는 원금을 나눠 갚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4억원짜리 아파트를 분양받는다고 가정하면,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 최대 70%를 적용해 잔금대출은 2억8000만원까지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대출 후 5년까지는 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내도 됐다. 연이율 3%를 가정하면 매달 70만원씩 이자만 냈다. 하지만 내년부터 분양하는 아파트는 거치기간 1년 이후 2년째부터 원금도 같이 상환해야 해 2년째부터는 매달 165만원(상환 기간 20년) 혹은 123만원(상환 기간 30년)을 내야 한다. 매달 갚아야 하는 돈이 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