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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핵심은 아레나… 한류 스타 공연·NBA경기 등 유치"

뉴스 영종도=이석우 기자
입력 2016.11.20 23:48

美 '모히건 선' 케빈 브라운 의장과 인천공항公 정일영 사장
영종도 '인스파이어 카지노 리조트'성공 전략을 말하다

- 사업자 '모히건 선' 브라운 의장
소수 VIP 보다 일반 관광객 대상, 파라마운트 테마 파크 유치 협상
복합 리조트와 시너지 기대

- 부지 소유한 인천공항 정일영 사장
완공 후 年 460억원 토지임대료
공항 코앞에 카지노 복합 리조트, 대규모 관광객과 환승객 유치

"영종도 인스파이어 카지노 리조트는 소수 VIP 고객보다는 일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리조트 핵심 시설은 1만5000석 규모로 짓는 '아레나(arena)'가 될 겁니다. 여기서 세계적인 가수나 한류 스타 공연을 열고 NBA 농구나 복싱 빅 이벤트 등 다양한 스포츠 경기도 유치할 계획입니다."

올해 초 외국인 전용 카지노 복합 리조트 사업자로 선정된 미국 '모히건 선(Mohegan Sun)' 케빈 브라운(Brown) 의장이 본지 인터뷰에서 밝힌 청사진이다. 브라운 의장은 지난 15일 마카오 출장길 도중 한국에 잠깐 들러 인터뷰를 마쳤다. 인터뷰는 인스파이어 리조트 예정 부지를 소유한 인천공항공사 정일영 사장과 함께 진행했다.

정 사장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으로 대거 몰려 오고 있는데 아직도 '면세점 쇼핑 관광'에만 의존하다 보니 일본에 점점 밀리고 있다"면서 "관광 인프라를 한 단계 끌어올리려면 초대형 공연장이나 복합 리조트가 들어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라마운트 무비 테마파크 유치 협상 중

영종도 인스파이어 복합 리조트는 모히건 선과 한국 KCC그룹이 각각 7대3 지분을 나눠 추진한다. 2040년까지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를 들여 카지노와 대형 아레나, 테마 파크 등을 짓기로 했다.
 

지난 15일 영종도 인천공항청사에서 정일영(오른쪽)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인천 복합리조트 사업자인 미국 모히건 선의 케빈 브라운(왼쪽) 의장에게 공항 주변 부지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조인원 기자

미국에서는 지역별 카지노 사업권을 인디언 부족들에게 나눠준다. 그중 '모히건'족 카지노 사업과 스포츠 마케팅을 담당하는 기업이 '모히건부족게임위원회(MTGA)이고, MTGA가 운영하는 카지노 복합 리조트가 '모히건 선'이다. 모히건 선은 1996년부터 미국 동부 코네티컷주에서 복합 리조트를 운영하기 시작, 현재 뉴저지와 펜실베이니아주까지 세 곳에서 카지노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브라운 의장은 "복합 리조트 외에도 글로벌 테마 파크 운영 회사인 파라마운트와 무비 테마 파크를 유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면서 "복합 리조트, 대형 공연장(아레나)과 이 무비 테마 파크가 한꺼번에 들어선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히건 선에서는 이 테마 파크 유치가 확정되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연간 9000만명(2022년 전망치)과 수도권 인구 2000만명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브라운 의장은 "뉴욕·보스턴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코네티컷 모히건 선 리조트 아레나(1만석 규모)에선 비욘세나 브리트니 스피어스 같은 인기 가수가 공연을 한다"며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아레나에서도 이런 공연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히건 선 리조트는 34층 1200개 객실을 가진 호텔과 함께 쇼핑, 레스토랑, 카지노가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1000㎡ 규모의 실내 수영장과 17m 높이의 실내 폭포가 장관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복합 리조트가 완공되면 매년 토지임대료로 460억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정 사장은 "국내 글로벌 테마 파크 유치 사업은 '땅값' 협상 과정에서 결국 무산된 사례가 많다"며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인천공항공사 소유 부지를 임대하는 방식이라 땅값 논란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테마 파크 유치에도 큰 걸림돌이 없다"고 말했다.

◇내년 8월 착공·2020년 1차 개장
 

인천공항이 자리 잡은 영종도는 유휴 부지가 많아 그동안 이를 활용하기 위해 수많은 '조(兆) 단위'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발표됐지만 대부분 무산됐다. 그마나 제대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인천공항공사 남측 국제업무지구에 짓고 있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 카지노 복합 리조트(내년 4월 개장 예정)뿐이다.

이 때문에 인스파이어 복합 리조트 역시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이에 대해 브라운 의장은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모히건 선'의 첫 해외 프로젝트이고, 회사의 생존을 위해서도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사업이라 반드시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정부에서 2020년까지 카지노와 호텔 등 복합 리조트 1단계 사업을 개장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에 일정을 맞추려면 늦어도 내년 8월에는 착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럴 경우 2020년까지 남은 시간은 3년4개월. 공기(工期)가 다소 촉박한 게 현실이다.

이에 정부는 이번 2차 외국인 카지노 사업자를 선정할 때 사업 이행 보증금 명목으로 5000만달러(약 590억원)을 예치하도록 했다. 2020년까지 카지노 리조트를 개장하지 않으면 사업권을 취소하도록 한 것. 사업이 함부로 무산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브라운 의장은 "1단계 사업비 중 순수 공사비는 1조원 규모"라면서 "공동 사업자인 KCC와 관련 기업들이 시공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종도 복합 리조트는 中·日 허브 공항과 경쟁하기 위한 무기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영종도 공항 주변 부지를 관광과 비즈니스 기능을 결합한 이른바 '에어시티'로 개발하고 있다. 이 중 핵심 시설이 인스파이어(총 267만㎡)와 파라다이스 시티(33만㎡)가 함께 추진하는 복합 리조트다. 공항 주변을 공항 운영 기관이 나서서 복합 리조트를 유치해 개발 사업을 벌이는 사례는 인천공항공사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정 사장은 "공항 바로 옆에 카지노 복합 리조트가 들어서면 임대료 수입도 있지만 리조트를 찾는 새로운 외국인 관광객 수도 늘고,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환승 고객도 오랫동안 공항에 붙잡아 놓을 수 있는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공항에 새로운 취항 항공사를 유치해 이용객이 늘어나도록 하는 것이 전통적인 공항의 마케팅 방식이라면 공항과 주변 부지를 복합 리조트로 개발해 대규모 관광객과 환승객을 직접 유치하는 게 인천공항이 선택한 새로운 공항 마케팅 전략이다.

정 사장은 "인천공항은 지금도 세계적인 수준의 공항이지만 싱가포르 창이공항,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 등 인근 허브 공항과 끝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운명"이라며 "공항 주변에 인스파이어와 파라다이스 리조트가 개장하면 이들에 대항하는 확실한 경쟁 무기를 갖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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