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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의 인테리어 멘토, "또 바꿀 거면서...제발 소파와 침대에 돈쓰지 마세요!"

뉴스 이재은 기자
입력 2016.11.15 09:08 수정 2016.11.26 22:48

[인테리어 고수] ③‘스타의 멘토’ 조희선 대표

“내가 좋아하는 것 찾는 게 인테리어 첫걸음”
벽은 흰색, 바닥은 채도 낮은 우드 계열 무난
시간지나면 바꾸는 소파·침대에 돈쓰지 마세요
북유럽 스타일, 한국과 비슷해 유행타지 않아
한국에도 인테리어 DIY 전용 유튜버 등장할것

지난달 27일 서울 합정동에서 만난 조희선 꾸밈by 대표. / 조인원 기자

“가구요? 평생 쓸 수 없어요. 침대는 저렴한 걸 사더라도 매트리스에는 과감하게 투자하세요.”

조희선(49) ‘꾸밈 바이(CCUMIM BY)’ 대표 겸 신한대학교 디자인학부 겸임 교수는 업계에서 ‘스타 디자이너’로 통한다. 지난 11년간 김명민, 이범수, 소이현, 유준상 등 여러 연예인 집을 꾸며주면서 스타들의 인테리어 멘토로 이름을 알렸다.

배우 김명민은 “집이 가족에게 얼마나 큰 위안과 편안함을 주는지 조희선 대표가 아니었다면 결코 알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녀가 꾸민 집은 기능적으로도 훌륭하지만, 가족을 한 자리로 모이게 하고 서로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힘이 있다”고 했다.

조 대표는 인테리어를 따로 공부한 적이 없다. 평범한 주부였던 그는 30대 후반에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섰다. 평소 집 꾸미기에 관심이 많았는데 14년전 블로그에 직접 고친 집 사진을 올렸다가 이를 우연히 본 잡지사 기자가 소개하면서 인테리어를 업(業)으로 삼게 됐다. 조 대표의 남다른 감각을 알아본 배우·가수 등 연예인들이 인테리어를 의뢰하면서 유명 디자이너 반열에 올랐다.

조 대표의 디자인은 고객들 사이에서 ‘감각적이면서 현실적’이라는 정평이 났다. 디자인 요소에만 치중하지 않고 의뢰인의 동선과 생활 양식을 고려한 공간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공간은 언제까지나 ‘내가 사는 공간’이기 때문에 ‘나만의 이야기’를 담아야 합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부터 파악하는 게 아름다운 공간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내가 이 공간을 얼마나 오래 쓸 것인가’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신혼부부가 첫 집에 1년, 혹은 5년 있을지에 따라 투자할 수 있는 노력과 금액이 다르겠죠. 예전과 달리 ‘좋은 공간’을 찾는 시대는 아니에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졌어요. 내가 사는 공간이기 때문에 ‘나만의 이야기’를 담아야죠. 나만의 공간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과 예산을 파악한 후 ‘내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찾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내 스타일은 어떻게 만들죠.
“초보자라면 기본적인 인테리어 용어부터 익히는 게 좋아요. 이 가구가 테이블(table)인지 스툴(stool)인지, 이 자재가 벽지인지 장판인지 정도는 가려낼 수 있어야 내가 뭘 좋아하는지 찾을 수 있어요.”

-적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내려면.
“좋은 가구도 백지 상태에 올려놔야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어요. 벽이나 바닥에 현란한 색상이나 무늬를 넣으면 꾸미기가 어려워요. 벽은 흰색이나 베이지색, 옅은 회색이 가장 무난해요. 바닥도 우드(나무) 계열의 색상이나 채도가 낮으면 좋아요. 이렇게 기본 도화지를 갖춘 후 내가 좋아하는 색상의 가구나 소품을 채워야 조화로운 공간을 만들 수 있어요. 사용하는 색상은 3가지를 넘지 않는 게 좋아요.”

/ 꾸밈바이 제공


-꼭 돈을 들여야 하는 가구나 소품이 있다면.
“오래 쓰거나 기능성에 의미를 두는 가구에는 투자를 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게 매트리스에요. 매트리스는 자주 바꾸지 않는데다가 수면이나 건강과 직결된 제품이에요. 반면 시간이 지나면서 바꾸는 침대 프레임이나 쇼파에는 큰 돈을 투자할 필요가 없어요.”

-가구나 소품을 배치하는 비법은.
“제일 어려운 부분이죠. 모던 인테리어(장식을 배제한 간결한 인테리어)를 기본으로 하나씩 추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모던 스타일에서 시작해 취향대로 레트로(retro), 앤틱(antique), 클래식(classic) 등을 섞어나가는거죠. 모던 인테리어가 1920년대부터 꾸준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선이 직선적이고 깔끔하기 때문이에요. 옷으로 보면 기본적인 검정 재킷과 비슷해요.”

-북유럽 스타일도 ‘모던함’이 인기 이유죠.
“맞아요, 북유럽 스타일이 전반적으로 모던해서 유행을 타지 않아요. 요즘 인기있는 북유럽 스타일 제품들도 1920년대부터 나왔던 것들이에요. 북유럽 주택 사정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덴마크 코펜하겐 시민들도 공간이 좁은 아파트에 살아요. 현실적이죠. 북유럽 인테리어의 인기는 한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고 봅니다.”

꾸밈by 제공

-셀프 인테리어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제가 생각하는 DIY(Do it Yourself)는 ‘직접 만들어라’가 아니라 ‘스스로 공간을 디자인하고 감리·감독하라’는 것입니다. 잘 할 수 없는 부분은 전문가에게 맡기거나 완제품으로 사고, 자신있는 부분만 시도하세요. 예를 들어 요즘에는 타일 크기만한 벽지가 나오는데, 도배하지 않고도 조각 조각 붙여서 개성있는 벽을 만들 수 있어요. 이케아(IKEA)에서 파는 조립 가구처럼 모듈화된 제품을 사용하면 됩니다.”

-분위기 전환 효과가 큰 가구나 소품은.
“가구나 소품 하나만으로 분위기 전환은 어려워요. 예전에는 포인트 벽지라고 해서 쇼파 뒤에 튀는 색상의 벽지를 크게 설치하는 게 유행이었는데,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요즘은 ‘그루핑(grouping)’이라고 방이 있다면 벽 3~4면에 같은 테마의 변화를 조금씩 주는 방법을 써요.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방 측면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고, 벽에는 크리스마스 리스를 걸고, 반대편 선반 위에 크리스마스 초를 모아서 진열하는 등 비슷한 주제로 변화를 조금씩 주는 식이에요.”

-꾸밈바이가 추구하는 인테리어는.
“기본에 충실하자, ‘베이직 이즈 더 베스트(Basic is the best)’입니다. 단순하지만 오래가는 인테리어를 추구해요. 기본이 탄탄하면 취향이 변하더라도 유연하게 인테리어를 바꿀 수 있어요.”

조희선 대표의 저서 '나의 첫 인테리어 쇼핑'

-인테리어 시장 전망은.
“의식주(衣食住)에서 패션과 음식이 자리잡은 뒤에 이제 주(住)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작년 다르고 재작년이 다를 정도로 높아지고 있어요. 대기업에서 앞다퉈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를 들여오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예전에 외국에 나가야만 볼 수 있던 브랜드들을 이제는 한국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어요. 옷은 여전히 외국에서 사는 게 더 저렴한데, 가구나 소품은 그렇지 않아요.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어졌습니다.”

“5년 후에는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인테리어 DIY 전용 유튜버들이 등장하지 않을까요. 화장 방법을 알려주는 국내 뷰티 유튜버들과 비슷한데 가구 DIY를 하는 거죠. 미국 DIY 유튜브 영상들을 보면 조립형 이케아 가구를 있는 그대로 쓰지 않고 디자인이나 색상, 용도를 바꿔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줘요. 우리나라는 아직 이케아 제품을 사서 그대로 조립해 쓰지만 5년 후에는 조립가구의 업사이클링(upcycling·재활용)이 유행할 걸로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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