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연말 밀어내기 분양… 내달 7만가구 쏟아진다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16.10.25 03:06

[비수기 11월 둘째로 많은 물량]

"지금은 청약자 구름처럼 몰리나 이 분위기 얼마나 갈지 몰라…"
건설사들 연말 분양 봇물… 작년말처럼 미분양 급증 가능성

"분양 몰리면 계약자 리스크도 커져
정부, 시장 불확실성 제거 나서야"

경기도에서 아파트 분양 시기를 조율하고 있던 대형 건설사는 최근 다음 달 중 1500가구가 넘는 아파트 단지를 분양하기로 결정했다. 수도권 아파트 분양 물량이 너무 많아 내년으로 분양 시기를 넘기자는 의견이 있어 격론(激論)이 벌어진 끝에 "연말 전에 분양해 놓고 지켜보자"는 결론이 내려졌다. 분양 담당 임원 A씨는 "지금은 분양 현장마다 청약자가 구름처럼 몰리고 있지만, '이 분위기가 얼마나 갈까'하고 불안하다"면서 "분위기가 살아 있을 때 분양하는 것이 유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 업체들이 부동산 시장의 전통적 비수기로 꼽히는 11월에도 대량 분양에 나선다. 부동산리서치 회사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다음 달 6만9656가구를 분양한다. 11월 분양 물량으로는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렸던 지난해(7만6000가구)에 이어 통계 집계 이후 역대 둘째로 많은 물량이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김은진 팀장은 "정부가 규제 발표를 예고하는 등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건설사들이 '일단 분양하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며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작년처럼 연말에 갑자기 미분양 주택이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작년 말 미분양 급증, 올해 되풀이될 가능성도

지난해에도 건설사들이 4분기에 과도한 물량을 쏟아내는 바람에 10월 한 달 사이에 미분양 주택이 역대 최고 수준(1만7500여 가구)으로 급증했다. 분양 물량이 급증해 주택 시장이 '소화불량'에 걸린 것이다. 다행히 올해 주택 시장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미분양 주택이 소진되기는 했지만, 주택건설 업계에선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들어 매달 3만~5만 가구 수준이던 아파트 분양 가구 수는 추석이 낀 9월에는 1만8000가구 수준까지 줄었다. 하지만 9월에 갑자기 분양 아파트 수가 8만 가구로 폭증했고 다음 달에도 7만 가구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시장에 쏟아진다. 지역별로는 서울에 1만400가구, 경기도에 2만5200가구가 분양돼 전체 분양 주택의 절반 이상이 두 지역에 집중돼 있다. 경기도에는 10월·11월 두 달 동안에만 6만 가구가 공급될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하다.

이미 미분양 주택 수는 늘고 있다. 작년 연말 6만1000가구를 넘어섰던 미분양 주택 수는 올해 3~4월 5만3000가구 수준까지 줄었다가, 8월 6만2000가구 수준까지 다시 늘었다.

◇주택 시장 불확실 커, 건설사들 '일단 밀어내고 보자'

미분양 발생 우려가 높음에도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는 이유는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신규 분양 시장과 서울 강남 일대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는 시중의 투자 자금이 과도하게 몰려들면서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 하지만 지방 주택 경기는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실물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주택 경기의 '나홀로 호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될 수도 있다.

주택 시장의 전문가들은 정부가 주택 시장에 불확실성을 최대한 제거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 물량이 특정 시기에 쏠리면 건설사는 물론 아파트를 분양받는 계약자의 리스크도 커진다"며 "정부가 이번에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 수요 억제 대책뿐 아니라 공급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안도 마련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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