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후반 속칭 ‘버블 세븐’으로 불리며 집값이 급등했던 지역 중 최근 집값이 이전 고점을 돌파한 곳은 서초구 한 곳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114’는 10년 전 부동산 광풍(狂風)을 주도했던 이른바 ‘버블 세븐’ 가운데 10월 현재 아파트 평균 매매가 기준으로 2006~2008년 전 고점을 돌파한 곳은 서초구 한 곳 뿐이라고 18일 밝혔다.
버블 세븐은 2006년 당시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 가격에 거품(버블)이 많이 끼었다고 지목한 7곳을 말한다. 서울의 강남 3개구(강남·서초·송파구)와 양천구 목동, 경기도 용인 수지구와 분당신도시, 평촌신도시다
서초구의 아파트 가격은 10월 기준으로 3.3㎡(1평)당 3217만원으로 2015년 이전 고점인 2883만원보다 333만원 뛰었다. 반포·잠원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 시세가 급등한 영향이다.
서울 강남구는 개포주공 아파트 등 재건축 호재로 집값이 뛰었지만 아직 전 고점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강남구의 10월 기준 매매가격은 3.3㎡당 3505만원으로 전 고점(3550만원)에 근접했다.
서울 송파구(3.3㎡당 2596만원)도 고점에 이르지 못했고, 목동이 포함된 서울 양천구는 전 고점 대비 오히려 3.3㎡당 242만원 떨어졌다.
경기권에서는 버블 세븐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아직 전고점을 회복한 지역이 한곳도 없다. 분당(1590만원)의 3.3㎡당 가격은 전 고점대비 485만원 하락해 서울 영등포구(1653만원)나 동작구(1631만원)보다 낮다.
평촌은 3.3㎡당 1401만원으로 전고점보다 169만원 낮고, 용인시는 3.3㎡당 999만원으로 전 고점(1242만원)을 회복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전국 평균(1036만원)보다도 낮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3.3㎡당 1877만원으로 전 고점(1848만원)을 넘어섰지만, 25개구 중 강동구(-127만원), 강북구(-5만원), 관악구(-4만원), 광진구(-57만원) 노원구(-84만원) 등 12개구가 전 고점에 미치지 못한다. 3.3㎡당 100만원 이상 상승한 곳은 서초구와 마포구(104만원) 등 2곳뿐이다.
경기도의 27개 시에서 전 고점을 돌파한 지역은 광명·구리·부천·성남·수원·시흥·안양·하남·오산·이천·평택·포천 등 12곳이다.
부산(55만원)과 인천(27만원), 전북(1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광역 시·도의 아파트 매매가는 전 고점 수준이거나 하락했다.
KB국민은행 임채우 부동산 전문위원은 “현재 강남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전 고점을 돌파한 수준”이라며 “특히 전국적으로 보면 올해 상승률이 2% 정도에 그쳐 집값 급등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