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수도권 집값 내년까진 상승… 공급과잉은 주의"

뉴스 김성민 기자
입력 2016.09.25 23:12

[전문가 18명이 말하는 부동산 시장 전망]

부동산 시장 일부 지역 과열, 아파트 분양 양극화는 가속화… 2018년 이후 입주물량 쏟아져
41% "내 집 마련은 내후년 이후"

72% "올 주택인허가 공급 과잉"
급증하는 가계빚도 위험 요소

최근 부동산 시장은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서울에서 분양하는 재건축 아파트는 대부분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9월 셋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은 1854만원에 달하면서 2010년 3월 이후 최고치를 돌파했다. 반면 대구와 충남, 충북, 경북, 경남 등 상당수 지방은 올 들어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여기에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 과잉에 따른 '2017년 대규모 미입주 대란설'도 제기된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본지가 이달 29~30일(목·금요일) 열리는 '2016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에 강사로 나서는 부동산 전문가 18명을 대상으로 시장 전망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내년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다 내후년부터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신규 분양시장과 관련해서는 "올해의 분양시장 청약 호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고, "저금리 기조로 시중 부동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입지가 좋은 단지 중심으로 청약 호조가 이어지며 분양권 전매 등의 청약 재테크가 가능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전문가들, "현재 서울 일부 부동산 시장만 과열된 상태로 내년까지는 상승세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서울·수도권 등 '일부 지역이 과열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강남 재건축 등 일부 돈이 되는 상품에만 사람들이 몰리고, 지역·상품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응답 50%)는 것이다. "서울 일부만 과열됐고, 수도권과 지방은 침체기로 돌아서고 있다"는 응답도 28%였다.

서울·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내년 상반기"라고 답한 비율이 39%로 가장 많았다. "내년 하반기"라고 응답한 비율(22%)을 포함하면 내년까지 서울·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전체의 61%에 달했다. "앞으로 1~2년간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28%였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앞으로 가격 조정이 단기간 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입주물량 부족에 따른 전세난은 일정 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도 올해와 같은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 전문가는 18명 중 8명(44%)이었다. 하지만 분양시장은 우량 단지만 청약이 몰리고, 그렇지 않은 곳은 미분양이 나는 양극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94%)이 많았다.

실수요 측면에서 내 집 마련은 언제쯤 하는 것이 적당할까? 이에 대해 "내후년 이후(41%)"를 꼽는 전문가가 "올해 안(29%)"보다 많았다. 내후년부터 집값 하락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2018년 이후 입주물량이 많이 증가하면서 가격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때 급매물을 잡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자금 여력이 된다면 내 집 마련은 지금(올해 안)하는 것이 좋고, 투자를 하려면 공급 과잉, 가계부채, 금리인상 등의 리스크를 고려해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공급 과잉, 가계부채 등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 우려

부동산 시장의 위험요소(리스크)는 무엇이 있을까. 전문가 18명 중 13명(72%)은 "올해 주택 인허가가 공급 과잉 수준"이라고 봤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은 "현재 수요를 고려했을 때 올해 주택 인허가 물량은 특정 지역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현재의 신규 분양 시장은 분양권 전매를 목적으로 한 단기 투자 세력이 많아, 입주시점이 되면 투자 세력이 빠져나가면서 미입주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급증하는 가계부채도 위험 요소로 지적됐다. 전문가 전체 중 44%는 "현재의 가계부채가 주택 시장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응답했다. "가계부채가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이 보통"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5.6%였다. 이명수 미래에셋생명 VIP마케팅담당은 "가계부채 증가는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아직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지만,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가계부채 증가는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와 소비 부진, 실물경제 둔화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결국 주택 수요를 줄이고 자산가치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 18명 중 11명은 "내년에도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강화 정책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 청약 재당첨 제한, LTV·DTI 강화 등이 도입 가능한 규제로 거론됐다.

◇설문에 응답해주신 분(가나다순)

강은 지지옥션 팀장, 고득성 SC제일은행 PB사업부 본부장,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팀장,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 김우희 저스트알 대표, 김혜현 알투코리아투자자문 이사,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 백원기 ‘노후를 위해 집을 이용하라’ 저자,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이명수 미래에셋생명 VIP마케팅담당, 전은규 ‘집 없어도 땅은 사라’ 저자,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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