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대구 집값, 전국 7대 도시 중 나홀로 하락

뉴스 대구=장상진 기자
입력 2016.08.04 03:05 수정 2016.08.04 09:13

- 신도시에 올해 1만가구 입주 몰려
5년간 대구 전체 물량보다 많아… 5000만원 붙던 프리미엄도 '뚝'

- 대구 전체 주택 거래량 58% 급감
최근 5년간 집값 65% 올랐지만 공급 과잉 따라 올 하락세 반전
대출 규제도 시장 위축 한몫

1일 오후, 대구 수성구에서 차를 몰고 남서쪽으로 약 30여분을 달리자 산속에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나타났다. 대구 달성군에 자동차·IT(정보기술) 기업 단지와 주택 단지를 복합해 건설 중인 신도시 '테크노폴리스'이다. 이곳은 올해에만 아파트 등 주택 1만여 가구가 입주한다. 최근 5년(2011~2015년)간 연평균 대구 전체 입주 물량(9181가구)이 이곳에 쏟아지는 셈이다.

이날 오후 5시쯤 테크노폴리스 A아파트 입구에 늘어선 부동산 중개업소 8곳은 하나같이 한산했다.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 2억1000만원에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작년 가을 2억6000만원에 팔리던 84㎡(전용)짜리 아파트가 지금은 2억3000만원까지 내렸는데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5년 사이 주택 가격이 65% 폭등(暴騰)했던 대구 주택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과 6개 광역시 등 '7대 도시' 가운데 올해 들어 집값이 떨어진 지역은 대구가 유일하다. 대구의 집값은 올 들어 7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다. 전문가들은 "폭락 가능성은 적지만 당분간 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대구 집값 7대 도시 중 유일하게 하락, 전세 시장도 불안

대구의 주택 시장은 2010년 이후 '황금기'였다. 대구 수성구 J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말 그대로 최근 수년간 '자고 나면' 집값이 올랐다"면서 "2~3채 가진 사람은 앉아서 돈벼락을 맞았고, 70대 노인들도 분양권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대구 달성군 일대에 건설 중인 신도시 ‘테크노폴리스’의 전경. 1만8000가구 규모인 테크노폴리스의 입주가 시작되자 대구 지역 주택과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장상진 기자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돌변했다. 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주택 가격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0.52% 상승했지만, 대구 아파트는 2.1% 떨어졌다. 달서구 A아파트 전용 84㎡형의 경우, 작년 가을 4억2000만원이던 것이 현재 3억7000만원에 거래된다. 주택 거래량도 58% 급감했다.

전세 시장은 더 불안하다. 달서구 B아파트 전용 84㎡형의 경우, 작년 가을 전세 시세가 3억2000만원이던 전용 84㎡형 아파트가 지난 6월 1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전세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면, 집주인이 전세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逆)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 대구의 아파트 전세금은 최근 7개월 사이 1.9% 떨어졌다. 이진우 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장은 "은행 대출로 전세금을 돌려주는 집주인들이 생겨나고 있다. 달서구, 달성군 등지의 전세 시장은 역전세난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간 대규모 입주 탓, 조정 기간 거칠 것

대구 주택 시장 침체의 원인은 단기간에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대구는 2011년 이후 5년간 평균 입주 물량이 9100여 가구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1만7000가구가 입주했고, 연말까지 총 2만600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특히 달성군에 건설 중인 '대구테크노폴리스'에서는 작년 말부터 내년까지 총 1만8000가구의 입주가 이어진다. 그 여파가 대구 다른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달성군과 인접 달서구는 아파트 가격 하락률이 각각 2.67%, 2.69%로 대구에서 가장 높다. 전세금 하락률도 달서구 3.2%, 달성군 2.7%로 대구 1·2위이다.

현재로선 대구의 주택 시장이 위태롭기는 하지만, 2000년대 후반처럼 '미분양의 무덤'으로까지 전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분양대행사 CM&P의 장해석 대표는 "테크노폴리스의 경우도 90개 기업의 입주가 마무리되는 내년을 기점으로 주택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대출 규제 영향도 있어 보이는데, 과거 타 지방 대도시 과잉공급 사례에 비춰 낙폭이 지나치다"며 "2년 정도 조정기가 필요하겠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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