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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집값, 전국 7대 도시 중 나홀로 하락

뉴스 대구=장상진 기자
입력 2016.08.03 19:51
대구 달성군 일대에 건설 중인 신도시 '테크노폴리스'의 전경. 1만8000가구 규모인 테크노폴리스의 입주가 시작되자 대구 지역 주택과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장상진 기자


1일 오후, 대구 수성구에서 차를 몰고 남서쪽으로 약 30여분을 달리자 산속에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나타났다. 대구 달성군에 자동차·IT(정보기술) 기업 단지와 주택 단지를 복합해 건설 중인 신도시 ‘테크노폴리스’이다. 이곳은 올해에만 아파트 등 주택 1만여 가구가 입주한다. 최근 5년(2011~2015년)간 연평균 대구 전체 입주 물량(9181가구)이 이곳에 쏟아지는 셈이다.

이날 오후 5시쯤 테크노폴리스 A아파트 입구에 늘어선 부동산 중개업소 8곳은 하나같이 한산했다.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 2억1000만원에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작년 가을 2억6000만원에 팔리던 84㎡(전용)짜리 아파트가 지금은 2억3000만원까지 내렸는데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5년 사이 주택 가격이 65% 폭등(暴騰)했던 대구 주택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과 6개 광역시 등 ‘7대 도시’ 가운데 올해 들어 집값이 떨어진 지역은 대구가 유일하다. 대구의 집값은 올 들어 7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다. 전문가들은 “폭락 가능성은 적지만 당분간 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대구 집값 7대 도시 중 유일하게 하락, 전세 시장도 불안

대구의 주택 시장은 2010년 이후 ‘황금기’였다. 대구 수성구 J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말 그대로 최근 수년간 ‘자고 나면’ 집값이 올랐다”면서 “2~3채 가진 사람은 앉아서 돈벼락을 맞았고, 70대 노인들도 분양권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돌변했다. 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주택 가격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0.52% 상승했지만, 대구 아파트는 2.1% 떨어졌다. 달서구 A아파트 전용 84㎡형의 경우, 작년 가을 4억2000만원이던 것이 현재 3억7000만원에 거래된다. 주택 거래량도 58% 급감했다.

전세 시장은 더 불안하다. 달서구 B아파트 전용 84㎡형의 경우, 작년 가을 전세 시세가 3억2000만원이던 전용 84㎡형 아파트가 지난 6월 1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전세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면, 집주인이 전세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逆)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 대구의 아파트 전세금은 최근 7개월 사이 1.9% 떨어졌다. 이진우 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장은 “은행 대출로 전세금을 돌려주는 집주인들이 생겨나고 있다. 달서구, 달성군 등지의 전세 시장은 역전세난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간 대규모 입주 탓, 조정 기간 거칠 것

대구 주택 시장 침체의 원인은 단기간에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대구는 2011년 이후 5년간 평균 입주 물량이 9100여 가구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1만7000가구가 입주했고, 연말까지 총 2만600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특히 달성군에 건설 중인 ‘대구테크노폴리스’에서는 작년 말부터 내년까지 총 1만8000가구의 입주가 이어진다. 그 여파가 대구 다른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달성군과 인접 달서구는 아파트 가격 하락률이 각각 2.67%, 2.69%로 대구에서 가장 높다. 전세금 하락률도 달서구 3.2%, 달성군 2.7%로 대구 1·2위이다.

현재로선 대구의 주택 시장이 위태롭기는 하지만, 2000년대 후반처럼 ‘미분양의 무덤’으로까지 전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분양대행사 CM&P의 장해석 대표는 “테크노폴리스의 경우도 90개 기업의 입주가 마무리되는 내년을 기점으로 주택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과거 과잉공급이 일어났던 다른 지방 대도시에 비춰 낙폭이 지나치다”며 “2년 정도 조정기가 필요하겠지만,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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