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남자 좀 꼬셔서 땅 팔아"…미인계 영업 중개업소, 조심!!

뉴스 전성필 기자
입력 2016.08.02 15:35 수정 2016.08.02 17:15
/조선일보DB.

취업준비생 임모(26·여)씨는 시간당 7000~8000원을 준다는 구인 광고를 보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무실을 찾아갔다. 임씨는 “처음에는 서무 업무를 보면 된다고 했는데, 막상 아르바이트가 시작되자 요구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중개업소에서는 임씨에게 우선 데이트 앱(애플리케이션)과 소모임 앱에 가입하라고 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업무 경력이 없으니 영업을 하며 업무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며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중년 남성들을 소셜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나면서 영업을 하라”고 주문했다.

최근 젊은 여성들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해 영업을 시키는 부동산 중개업소가 늘고 있다. 부동산업계의 주 소비자인 중년층 남성들을 확보하기 위해 ‘미인계(美人計)’ 작전을 쓰는 것이다.

20~30대 여성을 영업사원으로 고용한 중개업소는 노골적으로 남성 고객을 유혹할 것을 주문한다. 임씨에게 주어진 업무지침 역시 누가 봐도 평범한 중개업소 업무가 아니었다. 사무실 관계자는 임씨에게 “약간 노출이 있으면서 밝은 색의 원피스를 입고 매물로 나온 오피스텔 옆에서 사진을 찍어 프로필로 지정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선호하는 남성의 연령대를 40대로 설정해서 남성들과 데이트를 하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고 하면서 데려오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이 관계자는 임씨에게 중년 남성들이 젊은 여성들의 어떤 행동에 호감을 느끼는지와 남자 고객과 ‘썸’을 타며 영업하는 노하우도 알려줬다. 성적 수치심을 느낀 임씨는 결국 아르바이트 시작 3일 만에 그만뒀다.

이런 방식의 영업은 페이스북이나 바두, 데이팅앱, 자동차 동호회 카페, 지역 취미 소모임 등에서 주로 진행된다. 여성 영업사원은 프로필 사진을 올리고 직업을 ‘토지 자산 관리사’나 ‘부동산 컨설턴트’ 등으로 입력한다. 이후 앱을 통해 중년 남성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편하게 커피라도 마시며 만나자”고 하거나,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남성을 만나는 게 보통이다.

여성 영업사원을 고용한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첫 만남 때는 부동산이나 영업 관련 얘기를 전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친목을 위한 순수한 만남처럼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밥을 먹으면서 친해지는 게 우선이다. 또한 (영업사원의)적당한 스킨십은 친밀도를 높이고, 계약 성사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어느 정도 친밀감이 형성되면 그제야 넌지시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낸다. ‘이번에 부동산 쪽 투자를 하려고 하는데 아직 나이가 어리고 투자 경험이 없어 불안하다’, ‘같이 중개업소에 방문해 투자정보를 봐주면 안 되겠느냐’고 말하는 식이다. 영업사원은 “정말로 놓치기 아쉬운 아이템이라 오빠한테만 말하는 것”이라며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말도 덧붙인다.

일단 남성 고객을 중개사무소에 데려오기만 하면 나머지 부동산 정보를 소개, 계약 등은 나머지는 중개사무소 직원들이 전담한다. 여성 영업직원이 데려온 고객이 최종 계약까지 하면 기본 아르바이트비 외에 건당 최대 1000만원까지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조직적인 영업망을 두고, 미인계를 써서 추천하는 부동산 매물은 특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동산리서치전문 ‘리얼투데이’ 김광석 이사는 “여성 영업사원까지 고용해 투자를 권유한다는 것은 일단 시장에서 잘 안 팔리는 매물이라는 뜻이고, 영업사원에게 챙겨주는 수당 등을 감안하면 가격도 시세보다 다소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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