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월드 부지에 개발 붐 예고, 방송사·호텔·쇼핑몰 등 추진
행복주택 등 1만2000가구 규모 미니 신도시 조성 계획도 발표
"대통령까지 와서 기공식을 했으니 '이번엔 진짜 되려나 보다' 하고 생각하는 거죠."
고양시의 대성공인중개사무소 김민서 대표는 "지난 20일 K컬처밸리 기공식 이후 킨텍스 주변에 분양 중인 아파트에 대한 문의 전화가 두 배쯤 늘어 평일엔 30통, 주말에는 40통 이상 쏟아진다"고 말했다.
지난 5~6년간 침체돼 있던 경기도 고양시 일대 부동산 시장이 최근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굵직굵직한 개발 프로젝트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킨텍스 중심으로 고양시 대화·장항동 일대에는 이달에만 1조4000억원이 투자되는 K컬처밸리와 1만2000가구 규모의 장항지구 개발 계획이 나왔다. 킨텍스에는 3전시관 증설이 추진되고 서울 삼성역까지 이어지는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계획도 가시화된 상태다.
◇JDS 신도시 다시 추진되나
고양시 대화·장항동 일대에는 2000년대 중반 일산신도시의 1.8배 규모(28.16㎢) 초대형 신도시 사업이 추진됐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 일대에 이른바 '고양 JDS신도시'를 개발하기로 하고, 장항·대화·송산·송포지구로 나눠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 위기와 땅값 보상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지부진하다가 2011년 사업이 결국 무산됐다.
부동산 업계에선 최근 각종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서 JDS 신도시 사업이 사실상 다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대표적인 사업이 K컬처밸리다. 킨텍스 인근 한류월드 부지 중 30만㎡에 CJ그룹이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추진하는 글로벌 테마파크다. CJ와 정부가 민관(民官)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은 2017년까지 한국 문화와 역사 등 한류(韓流) 콘텐츠를 활용한 테마파크와 2000석 규모의 공연장, 한옥 등 전통 숙박시설과 상업시설을 짓는다. 한류월드에는 K컬처밸리 외에도 방송사를 포함한 미디어시설, 호텔, 수변공원, 대형 쇼핑몰 사업 등도 추진된다.
◇젊은 층 중심 장항신도시 조성
대규모 택지지구 조성 사업도 발표됐다. 국토부는 장항동 일대에 행복주택 5500가구를 포함해 1만2000가구가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를 조성하겠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주택 1만2000가구 중 신혼부부와 사회 초년생을 위한 행복주택 2개 단지, 5500가구를 짓고 나머지 6500가구는 일반에게 분양할 예정이다. 행복주택은 대중교통이 편리한 지역에서 대학생,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등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소형 임대주택이다.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킨텍스·한류월드·K컬처밸리, 방송·문화시설 단지가 조성되면 이곳에 근무하는 젊은 층의 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젊은 층의 일자리와 주거지가 공존하는 주거단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킨텍스 1·2 전시관 외에 제3 전시관을 건립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금도 킨텍스는 국내 최대 규모(10만8000㎡)다. 3 전시관(7만㎡)까지 건립하면 규모 면에서 독보적인 전시 산업의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민간 건설사 2만여 가구 공급
민간 건설사의 주택 공급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중 이 지역에 공급됐거나 예정인 민간주택 물량은 7264가구 규모다. 정부가 추진하는 장항지구까지 합치면 총 공급 가구 수가 1만9764가구 수준이다. 킨텍스 옆에는 지난해 한화건설이 '킨텍스 꿈에그린'(1880가구), 포스코건설이 '일산 더샵 그라비스타'(1020가구)를 각각 공급했다. 가장 최근에는 한류월드 부지(M1~3블록)에 GS건설과 현대건설 등이 지난달 2208가구의 '킨텍스원시티'를 공급했다. 정명기 GS건설 분양소장은 "일산신도시는 건설한 지 20년이 넘어 새 주택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킨텍스 주변에 개발 호재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2020년 이후 완공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킨텍스 일대 개발 계획은 대규모 사업이 많아 완공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도시가 성숙되기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