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여긴 49%, 저긴 92%… 멋대로 공시價에 세금도 들쭉날쭉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16.05.17 03:07 수정 2016.05.17 14:24

[오늘의 세상] 本紙, 전국 아파트 200곳 조사

실거래가 반영 비율 제각각 - 매매價 79억 한남더힐이 42억
20억짜리 트라움하우스2는 16억… 원칙없이 공시가격 매겨

조세형평성 놓고 갈등 소지 - 공시價 싸면 세금 적게 부과
비싼 집이 세금 덜 낼 수도 "실거래價 최대한 반영해야"

국내 최고가 주택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남더힐'(전용면적 244.7㎡)은 올해 1월 79억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공시가격은 42억1600만원으로 실거래가의 절반 수준이었다. 반면 경북 구미시의 '옥계에덴(60㎡)'의 아파트 공시가격은 실거래가 (9000만원)의 92.2%(8300만원)에 달했다. 공시가격이 낮게 책정된 까닭에 한남더힐 소유자의 경우 올해 세금 부담이 약 2800만원으로, 공시가격이 실거래가의 90%일 때(약 5600만원)에 비해 절반만 내면 된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 부과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를 반영하는 비율이 지역이나 주택에 따라 최대 배 가까이 차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거래가 반영 비율에 따라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 규모가 좌우된다는 점에서 들쭉날쭉한 공시가격 비율은 조세 형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본지가 16일 부동산리서치회사인 '리얼투데이'와 함께 전국 200개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올해 공시가격과 2015년 3분기 이후 실거래가를 비교한 결과,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 비율은 주택에 따라 최소 49%, 최대 95%로 배 가까이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전국 평균 실거래가 반영률은 70% 정도라고 밝혔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실제 조사 결과에서도 전국 평균은 70% 수준이었지만 지역별·단지별로 워낙 제각각이어서 평균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들쭉날쭉한 실거래가 반영률

조사 대상 아파트 중 실거래가 반영 비율이 가장 낮은 아파트는 울산시 울주군의 '회야리버'(39.7㎡)였다. 실거래가는 7800만원이었지만 공시가는 49%인 3800만원에 불과했다. 반면 경북 구미시의 ‘옥계에덴(60㎡)’의 아파트 공시가격은 실거래가(9000만원)의 92.2%(8300만원)에 달했다. 두 아파트의 실거래가 반영비율은 배 가까이 차이 났다.

고가(高價) 주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2'(243.1㎡)의 실거래가 반영 비율은 57.9%였지만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트라움하우스2'(266.5㎡)는 80.8%에 달했다.

현실적으로 공시가격이 실거래가격과 똑같이 책정될 수는 없다. 실거래가는 같은 주택이라도 매매가 이뤄진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실거래가 반영률이 주택에 따라 40% 이상씩 벌어지면 조세 형평성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2014년 연구용역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공시가격을 실거래가격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공시가격은 실거래가격과 동떨어져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공시가격이 원칙 없이 정해지면 극단적으로는 더 비싼 집에 살면서도 세금을 덜 내는 기현상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주택가격이 갑자기 급등·급락하는 경우가 있어 공시가격을 점진적으로 반영하다보니 실거래가격가 다소 차이가 나기도 하고, 일부 고가주택의 경우 특정 실거래가격이 거래가 많지 않아 공시가격을 산정할 때 애로가 있다"며 "공시가격을 정할 때 최대한 실거래가격을 균형감 있게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싼 집이 세금 덜 낼 수도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보다 지나치게 낮게 책정될 경우 비싼 집일수록 세금이 적게 부과되는 문제도 생긴다. 주택에 부과되는 보유세(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는 집값(공시가격)이 비쌀수록 적용 세율이 높아진다. 재산세는 집값이 6000만원 이하면 세율이 0.1%이고, 3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0.4%의 세율이 적용된다.

본지가 우리은행 추연길 세무사에게 의뢰해 보유세를 산출한 결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꽃뫼마을 장안'(전용면적 60㎡)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1억420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보유세가 9만7000원이다. 이 주택의 공시가격을 실거래가격의 90%까지 올리면 세금은 15만6000원이 된다. 반면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의 '더샵 센텀파크1차'(175.1㎡·공시가격 6억7400만원)의 경우 동일한 비율로 공시가격을 올리면 종부세까지 추가로 내야 해 세금이 98만원에서 186만원으로 배 가까이 늘어난다.

추연길 세무사는 "정부 차원에서 공시가격이 실거래가격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조세 형평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다만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해 국민의 세금 부담이 한꺼번에 늘지 않도록 과세표준이나 세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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