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평균 수익률 5%대… 작년 6만실 넘게 분양, 13년만에 최대]
- 오피스텔 공급 과잉 논란
디지털밸리 등 배후수요 탄탄… 금천구, 공급 많아도 수익률 높아
공급 몰린 송파·마포, 수익률 하락… 서초구 공실률 2% 가장 낮아
거래량 1·2위는 영등포·강남구
- 올해 수도권 1만3500여실 분양
"투자할 지역 거주자 특성 파악, 예상수익률은 대출금 제외한 것
空室리스크 등 감안해 투자해야"
저금리 여파로 갈 곳 잃은 뭉칫돈이 오피스텔 시장으로 밀려들고 있다. 지난해 오피스텔에 몰린 자금은 분양·매매를 합쳐 11조원에 육박했다. 10년 만에 최대다. 투자자들이 몰리자 신규 공급도 급증세다. 지난해 신규 분양한 오피스텔은 전국적으로 6만여실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공급과잉 우려가 나온다. 2013년 이후 입주 물량이 매년 3만실이 넘고 신규 공급도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신규 공급도 2만3000실이 넘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도 오피스텔 투자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전망한다. 오피스텔은 여전히 연평균 수익률이 5%대로 기준 금리(1.5%)의 3배 이상인 게 매력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앞으로 해당 지역의 공급 물량, 수익률과 공실(空室) 비율, 매매 거래 현황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손해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작년 6만실 이상 분양… 공급과잉 문제없나?
지난해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2002년(11만여실) 이후 13년 만에 가장 많았다. 2010년(1만3000여실)과 비교해도 5년 만에 3.5배쯤 늘어난 것이다. 오피스텔은 저금리 바람을 타고 투자 수요가 늘면서 공급도 늘고 있다. 2011년 3만실을 넘은 이래 작년까지 연평균 3만~6만실이 쏟아졌다.
분양 가격도 오름세다. 지난해 오피스텔 분양가는 3.3㎡ 당 784만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공급과잉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가격 메리트도 낮아져 투자 매력이 줄어들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아직까지 오피스텔 수익률은 높은 편이다. 상가의 경우 평균 임대수익률이 연 3~4% 수준이지만 오피스텔은 연평균 5%가 넘는다. 은행 예금 금리도 연 2% 이하이다. 부동산 리서치 기업 부동산114는 "기준금리와 오피스텔 수익률 격차는 2008년 8월 1.22%포인트에서 현재 4.05%포인트까지 더 벌어졌다"면서 "오피스텔 수익률도 떨어졌지만 기준금리가 더 많이 내렸다"고 밝혔다.
◇서울 수익률 1위는 금천구… 배후 임차 수요 많아
그렇다고 무작정 오피스텔 투자에 나서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지역별로 수익률이나 공실률이 다르다. 투자에 앞서 가장 먼저 살펴야 할 부분은 수익률이다. 본지가 부동산정보업체인 FR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서울 지역 오피스텔 투자 수익률과 공실률을 조사한 결과, 금천구(6.27%)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서울 평균은 5.18%였다. 금천구는 지난해 오피스텔 공급이 비교적 많았지만 산업단지인 디지털밸리 배후 임차 수요가 탄탄해 수익률이 높았다. 수익률 2위는 강북구(6.23%)였다. 강북구는 오피스텔 수요 대비 신규 공급이 부족하다. 반면 서울 송파구와 마포구는 지난해 수익률이 하락했다. 송파구(4.54%)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24위였고 마포구도 2년 전보다 0.18%포인트 떨어졌다. 수익률 최하위는 성북구(4.17%)였다.
공실률도 중요하다. 공실이 많으면 수익률이 낮아진다. 올 2월 말 기준 서울에서 공실률이 가장 높은 곳은 관악구(9.8%)다. 각종 고시(考試)가 줄거나 폐지되면서 고시생 수요가 줄어든 반면 지난 3~4년간 소형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이 늘었던 것이 원인이다. 지난해 신규 공급이 가장 많았던 송파구(9.4%)도 공실이 많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서대문구와 마포구처럼 오피스텔이 밀집한 대학가 역세권도 공실률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공실률이 가장 낮은 곳은 서초구(2.0%)로 서울 평균(5.77%)의 절반이 안 됐다.
경기도에서는 배후 공단 수요가 탄탄하고 공급이 적었던 시흥시(7.81%)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안성(7.73%), 김포(7.4%), 오산(7.09%), 안산(6.96%)도 경기도 전체 평균(5.54%)보다 수익률이 높았다.
◇서울은 송파, 경기는 하남에 공급 몰려
최근 공급 실적도 중요하다. 신규 공급 오피스텔은 2년 정도 지나면 입주하는데 입주가 몰리는 지역에서는 초기에 공실이 늘고 임대료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서울에서 공급이 가장 많았던 곳은 송파구(3355실)였고 마포구(2603실)가 2위였다. 다음으로 금천구, 은평구, 강서구 순이었다. 경기도에서는 하남시(5286실)가 1위였고 다음으로 수원시(4384실)와 시흥시(3893실) 순이었다.
이미 입주한 오피스텔의 경우 도심권 인기가 높았다. 서울에서는 금융회사가 많은 영등포구(1405실)에서 매매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 업무중심지인 강남구(1224실), 디지털밸리 수요가 많은 구로구(928실), 도심 직장인이 선호하는 마포구(857실) 등도 거래량 상위권에 올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철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심은 항상 거래가 많고 공실도 적다"고 말했다.
◇"대출금 감안한 실제 수익률 따져야"
올해 수도권에는 오피스텔 1만3500여실이 분양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아직 공급과잉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오피스텔 분양이 많은 지역은 입주 때 임대 물량이 몰려 월세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 대상 지역의 거주자 특성도 파악해야 한다. 대학생이 많은지, 신혼부부가 많은지에 따라 선호하는 오피스텔이 다르다.
이른바 '수익률 뻥튀기'도 주의해야 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분양 홍보 당시 예상 수익률은 대출금을 제외해 실제보다 높아진다"며 "향후 공실 리스크와 세금 증가분까지 감안해 실질 수익률을 계산해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전용률(공급면적 대비 전용면적 비율)도 중요하다. 분양 가격이 같아도 전용률이 높으면 그만큼 실사용 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가급적 전용률 50% 기준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를 단 오피스텔을 선택하는 것이 추후 매각 시 유리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