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각종 재정비사업 리츠 활성화"

뉴스 이석우 기자
입력 2016.03.03 16:18

SH공사 변창흠 사장
재개발·재건축 중단된 서울 300여 곳 정상화

성형주 기자

서울시 산하 주택·도시 개발 공기업인 SH공사는 올해 각종 재정비 사업과 임대주택 사업에 '리츠' 도입을 활성화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리츠(REITs)는 일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빌딩이나 주택, 부동산 개발 사업 등에 투자한 뒤 이익을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서울시 재정만으로 추진하기 힘든 각종 주택 사업에 리츠가 도입되면 재정비 사업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임대주택 공급량도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면서 "리츠가 성공한다면 SH공사가 단순히 주거 복지 담당 기관을 뛰어넘어 주거 안정과 공공 일자리 창출까지 담당하는 공공 디벨로퍼(developer)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 사장은 임대주택 리츠는 분양 사업과 달리 입주 이후에도 아파트 커뮤니티와 조경 시설을 관리하면서 입주민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에 공기업인 SH공사의 성격에도 적합하다고 본다.

SH공사는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다가 중단된 서울 시내 300여 재정비 사업을 정상화하는 데 리츠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서울 용산구와 동대문구 일대 노후 주택단지는 뉴타운 사업이 지연되면서 금융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다. 사업을 더 이상 추진할 수도, 그렇다고 중단할 수도 없게 됐다. 변 사장은 "서울 시내 노후 주택단지는 어떤 식으로든 정비해야 하지만 서울시나 SH공사 도움 없이는 정상화가 불가능한 곳이 부지기수"라며 "공사 재정을 무작정 투입할 수는 없어 리츠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H공사는 리츠를 활용한 도시 재정비 시범 사업 구역으로 서울 동대문구 제기 4구역을 선정하고 재개발추진위원회, 현대건설 등과 협약을 맺었다.

SH공사는 일반 임대주택 사업에도 리츠를 활용할 방침이다. 올해 신혼부부와 사회 초년생 등 20~30대 젊은이를 위한 서울리츠형 임대주택 6000가구를 10여 곳에 공급할 예정이다. 임대주택 리츠로 처음 설립된 '서울리츠 1호'는 은평뉴타운 2곳과 양천구 신정동 등 3개 지역에서 사업이 추진된다. 중소기업을 위한 공공 지원형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 건설 사업에도 리츠를 도입한다. SH공사는 지식산업센터 리츠 1호를 올해 중 도입하기로 하고 강서구 마곡지구 산업단지에 연면적 6만㎡ 규모로 추진 중이다.

SH공사는 현재 마곡·위례·고덕강일·구로항동 등 9개 사업 지구에서 택지 조성 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항동지구와 고덕강일지구는 보상을 마치고 착공에 들어가고 마곡지구는 택지 조성, 아파트 분양과 입주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SH공사는 올해 분양주택 166가구, 장기 전세 주택 2219가구, 임대주택 1만1308가구 등 총 1만3693가구를 신규 공급할 예정이다. 변 사장은 "올해는 서울시와 SH공사가 준비해 온 임대주택 리츠, 재정비 리츠, 유동화 리츠, 산업시설 리츠 등 각종 사업이 리츠 형태로 대거 선보일 것"이라며 "서울시가 리츠를 통해 각종 사업을 성공시키면 도시 재생 사업에 민간 기업들이 적극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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