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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급락… 두달간 1억 넘게 빠진 곳도

뉴스 김성민 기자
입력 2016.02.05 03:06 수정 2016.02.05 16:02

[서울 재건축 아파트 8주째 하락]

올들어 매매거래 건수 급감… 일부 집주인 급매로 내놓아 가격 하락 속도 빨라져
아파트값 최고점 대비 90%… 당분간 하락세 이어지겠지만 일시적 조정이란 분석 많아


"매매 거래가 절벽이네요. 가끔 '가격이 폭락하면 연락달라'는 전화만 옵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S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김모(70)씨는 요즘 개점휴업 상태다. 그는 "작년 12월부터 거래가 끊기더니 올해는 매매계약서를 쓴 기억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회복 바람을 타고 몸값이 올랐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거래가 급격히 줄면서 시세도 올 들어 최대 1억원 이상 추락했다. 부동산리서치기업인 부동산114는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세가 8주 연속 떨어졌다"고 4일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실물 경기 침체 등이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완연히 꺾인 모습이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주택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격이어서 주택 시장 하락세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대세 하락'보다는 '일시적 조정'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가 더 많다.

◇개포주공 두 달 새 1억 급락… 거래도 반 토막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개포동 일대 재건축 추진 아파트는 작년 말 이후 두 달여 동안 최대 1억원 이상 내렸다. 대치동 은마(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0억6500만원에 계약됐다. 올 들어 8000만원쯤 떨어졌다. 개포주공1단지는 낙폭이 더 크다. 작년 11월 10억원 선에 거래됐던 전용면적 49.56㎡는 올 1월(8억8000만원)에 9억원대가 무너졌다. 개포주공4단지(전용면적 41.99㎡)도 작년 말보다 5000만원 이상 하락했다. 그나마 거래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채은희(57) 개포부동산 대표는 "거래 위축이 오래갈 것으로 보는 일부 집주인들이 급매(急賣)로 내놓으면서 가격 하락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아파트 1단지. 총 5040가구인 이 아파트는 올해 사업 시행 인가와 관리 처분을 받아 본격적인 재건축에 들어 갈 계획이다. 하지만 작년 말 이후 주택 경기가 냉각되면서 거래가 끊기고 시세도 최대 1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이태경 기자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가(高價) 분양에 나서려던 재건축 조합도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다음 달 일반 분양을 앞둔 개포주공2단지는 분양가를 당초 3.3㎡당 4000만원에서 3700만~3800만원 선으로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실수요보다 투자 목적이 많아 시장 흐름에 따라 거래량과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일시적 조정"… 고점 대비 90% 수준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대세 하락까지는 아니라고 분석한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지난해 많이 오른 건 사실이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5.12% 올랐지만 재건축은 8.79% 상승했다. 하지만 최고점이던 2006년과 비교하면 아직 90% 수준이다. 개포동의 경우 고점 대비 80% 정도여서 아직 투자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일반 분양 물량이 많지 않다"면서 "착공을 앞둔 강남 재건축 단지라면 일반분양보다 조합원 소유 물량을 매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단지이거나 초기 자금이 부족하다면 일반분양을 받는 게 유리하다"며 "다만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으면 청약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시장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시그널(신호)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섣불리 투자하기보다는 시장 흐름을 좀 더 살펴본 뒤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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