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칠줄 모르고 달리던 부동산 시장이 10월 들어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걷잡을 수 없었던 매매·전세 상승세와 뜨겁던 청약 열기가 모두 한풀 꺽였다는 평가다.
8일 부동산114는 10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9월보다 0.35%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 9월(아파트 매매가 상승율 0.39%)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0.04% 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하락폭은 작지만 통상 10월은 9월보다 주택 거래가 활발해지며 상승폭이 커지는 시기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과 다른 모양을 보여주는 셈이다. 10월 상승률은 2월(0.34%)에 이어 올해 들어 두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전세가격 상승세도 예전 같지 않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값 상승률은 0.76%로 올 들어 가장 낮았다. 지방의 전세가 상승세 둔화가 더 두드러진다. 아파트 가격 급상승으로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대구 전세가는 올 1월부터 매월 1% 이상 오름세를 보였지만 9월(전세가 상승율 0.69%) 상승폭이 처음으로 1% 이하대로 떨어지더니 10월에는 0.49%까지 하락했다.
올 상반기 매달 1%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던 광주 전세가는 지난달에는 0.08% 상승해 사실상 보합상태다. 부산의 지난달 상승폭(0.47%)은 7월(0.91%)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구 등 지방의 경우 최근 2~3년간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쌓였고 내년 이후 입주 물량도 늘어나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청약 열기도 이제 식어간다는 평가다. 지난달 1순위 청약경쟁률은 8.6대 1로 지난 9월(16.1대 1)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10월 공급 물량은 6월에 비해 62.8% 늘었지만, 1순위 청약자수는 13.2%로 줄었다. 진짜 살만한 사람들은 다 아파트를 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부산 등에서는 1순위 마감엔 성공했지만 미계약이 100가구 이상 나온 단지도 있다.
주택 매매·전세가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이밖에도 미국의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것도 큰 요인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우리나라도 금리를 인상하거나 적어도 추가적인 금리인하는 힘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용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초에는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실제 미국 노동부는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7만1000명(계절 조정치)으로 집계됐다고 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는 시장조시기관 마켓워치 조사치 17만7000명 증가를 크게 웃돈 것이다. 10월 실업률 역시 전월의 5.1%에서 5.0%로 하락해 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시장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현재 주택 매매시장 상승을 떠받치는 전세난, 수급불균형, 저금리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지방의 경우 공급이 많고 가격도 이미 많이 올라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 불투명하다는 평가도 많다. 특히 대폭적인 금리 인상은 없더라도 금리가 오름세를 타고 주택 관련 대출 규제도 강화되는 점에서 대출자들과 신규 주택 구매자들은 재무적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