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를 활용한 아파트 분양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과거 일부 부유층이나 기업이 집터나 사옥을 옮길 때 풍수(風水) 전문가를 동원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아파트 분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건설사들도 풍수지리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올 7월 부산 사하구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사하2차'는 단지가 들어서는 구평택지개발지구가 풍수지리상 큰 재물을 얻고 큰 인물이 날 '비룡망해형'(飛龍望海形) 명당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현대건설이 올 5월 경기 광주 태전지구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태전'은 조선 성종의 태(胎)를 묻었던 곳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올해 초 광교신도시에서 분양한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광교'도 조선시대 풍수지리 대부인 도선국사가 인정한 명당이라고 홍보했다.
이 같은 풍수 마케팅은 교통과 학군처럼 실제 실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기왕이면 길지(吉地)'에 살고 싶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공략한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풍수 마케팅에 반감을 갖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산비탈에 들어선 아파트를 '배산임수'(背山臨水)라고 광고하는 등 풍수 마케팅이 불리한 입지조건을 감추고 소비자를 현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 광고만 보면 우리나라에 명당자리 아닌 곳이 없다"며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자들은 풍수 조건보다 실제 주거 환경을 꼼꼼히 따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