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3.3㎡당 5억… 명동 넘보는 강남大路

뉴스 유하룡 기자
입력 2015.10.07 03:05

- 역대 최고 분양價 상가도 등장
신논현역 인근 신축 건물 1층, 3.3㎡당 2억8000만원 달해

- 임대료, 천정부지 치솟아
대로변 1층 200만원, 1년새 2배로 "삼성타운 효과 등 호재 겹쳐"
기존상인 월세 감당못해 쫓겨나

최근 서울 서초동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인근 지상 7층 규모 상가빌딩 중개 업무를 맡았던 A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당초 2000억원에 팔기로 합의했던 건물주가 계약서를 쓰려는 자리에서 "그 가격에는 절대 못 팔겠다"고 버틴 것. 건물주는 당초보다 1000억원을 더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3.3㎡(약 한 평)당 땅값으로 치면 5억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A씨는 "매수자가 계약금으로 400억원을 준비해 갔는데 가격 차이가 너무 커 결국 계약을 못 했다"고 말했다.

지하철 9호선 개통 이후 강남역~신논현역에 이르는 서울 강남대로 상권(商圈)의 가치가 국내 상가 1번지인 서울 명동(明洞)을 위협할 만큼 치솟고 있다. 강남대로의 대로변 건물은 땅값 기준으로 시세가 3.3㎡당 4억~5억원을 호가한다. 상가 임대료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층 상가 월세가 3.3㎡당 100만원을 넘는 곳이 드물었으나 올 들어 최고 200만원까지 올랐다. 김우희 저스트알 대표는 "9호선과 분당선 지하철 개통, 외국인 관광객 유입, 삼성타운 효과 등이 겹쳐 강남대로 상권이 블랙홀처럼 유동인구를 흡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대 가장 비싼 상가 등장

최근 서울 강남대로 교보타워 인근에 1층 분양가격이 3.3㎡당 2억8000만원인 상가가 등장했다. 이는 국내에 분양한 상가 가운데 최고가(最高價)다. 그동안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3.3㎡당 1억원 넘는 상가가 이따금 공급됐다. 2007년 잠실 트리지움 아파트의 단지 내 상가 1층 점포가 1억1000만원을 기록한 이후 2010년 강남역 이면도로에 들어선 '강남지웰타워Ⅱ'가 1억550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전국 최고 상권으로 꼽히는 명동에서도 3.3㎡당 2억원이 넘는 가격에 분양한 상가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분양회사 관계자는 "이미 1층은 국내 유명 화장품업체가 플래그숍으로 임차하고 있어 연 5% 이상 수익이 충분히 보장된다"면서 "분양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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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대로의 상가 임대료도 가파른 상승세다. 대로변 1층 상가는 월세가 3.3㎡당 평균 100만~150만원, 최대 200만원까지 육박했다. 이는 서울시내 주요 상권의 평균 임대료가 30만~4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기존 상인들은 치솟는 임차료를 감당하지 못해 계약 기간이 끝나면 이면도로변으로 밀려나는 대신 그 자리를 대형 유통업체 매장이 점령하고 있다. 이미 네이처리퍼블릭·자라·지오다노·르꼬끄 등 화장품·패션회사들이 강남대로 1층에 입성했다. 이들은 3.3㎡당 평균 월 150만원 안팎의 월세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도 따라잡는다"

무섭게 성장하는 강남대로 상권이 명동을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강남대로의 경우 상가빌딩 매매가격이 3.3㎡당 최대 5억원대에 달한다. 지난해 5월 강남역 인근 옛 뉴욕제과 빌딩 부지 670㎡가 1050억원에 팔렸다. 3.3㎡당 5억1700만원인 셈이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는 "강남대로변에는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지만 임대료를 역산해 보면 시세가 3.3㎡당 4억~5억원대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 명동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 명동의 경우 땅값(공시지가 기준·3.3㎡당)은 최고 3억원에 육박한다. 이곳 역시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지만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매매 시세를 3.3㎡당 5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아직 월 임대료(1층 기준)는 명동이 다소 높은 편이다. 강남대로가 3.3㎡당 200만원에 못 미치지만 명동은 200만~300만원 선이다. 명동의 경우 국내 최고 상권이라는 프리미엄에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린다는 이유에서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남대로가 명동보다 장기적으로 상권 성장 잠재력은 더 크다는 분석도 많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 강남대로는 내국인 중심으로 유동 인구가 형성돼 있고 아직 주변 지역 개발 여력도 충분하다"며 "향후 판교 개발이 가속화하면 수요가 오히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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