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
행사 첫날 6000여명 '북적'
"전세시장 결국은 소멸할 것… 충격 완화할 대책 시급"
"인구유입 빠른 지역의 신규 소형도 눈여겨볼만"
江南부자의 생존비법을 관람객에 소개할 때 '박수'
조선일보가 주최한 '2015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가 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막을 올렸다. 가장 큰 화두(話頭)는 주택 시장 과열 논란과 저금리 시대의 부동산 재테크 전략이었다.
6000여명이 몰린 이날 행사장에는 개막 1시간 전부터 수백명이 입장을 기다렸다. 전시실 내 두 곳에 마련된 세미나장에는 총 700개 넘는 좌석이 관람객으로 빈틈없이 들어차 일부는 바닥에 앉거나 서서 강연을 들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제자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금상수 세명대 교수(부동산학)는 "최신 부동산 동향과 정부의 정책 방향, 투자 노하우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최고의 현장"이라고 말했다.
◇"전세 소멸할 것… 월세대책 시급"
세미나장에서는 최근 부동산 경기(景氣)를 어떻게 볼 것인지가 큰 관심사였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2000년대 들어 최대 호황기로 10월에만 전국에서 약 10만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된다. 올해 주택 매매 거래량도 2006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다.
이에 대해 '100분 정책 토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아직 과열(過熱)을 우려할 때가 아니다"라는 의견을 많이 냈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장은 "전반적으로 주택 시장은 회복세를 지나 확장 국면에 막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김재정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투기 수요보다는 자가(自家)나 임대 목적의 실수요자 중심으로 회복세가 견고하다"며 "집값 상승률도 물가를 약간 웃도는 연 2~3%대로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건국대 교수는 "현재 주택 시장은 효율적이고 투명성이 높아지는 정상화의 초입에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최막중 서울대 환경대학원장은 "이제 부동산은 무조건 오르기만 하는 자산이 아니라 오히려 위험 자산이 될 수도 있다"며 "한국 부동산 시장이 고성장 시대를 지나 다운사이징(downsizing·규모 축소) 국면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지방에서는 과열로 보이는 지표가 나타나며 입지에 따라 차별화된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교수는 "서울 강남이 아니라 도심의 핵심 지역이 다시 주목받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서울 강북 지역 재개발·재건축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부산과 대구 등 일부 지방 대도시는 위험 단계라는 지적이 많았다. 천현숙 본부장은 "지방의 경우 최근 대량 공급된 신규 아파트가 입주하는 2~3년 후 조정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전세 시장이 소멸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최막중 원장은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를 놓을 매력이 거의 없다"며 "장기적으로 전세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현석 교수는 "정부가 월세의 급속한 전환에 따른 서민·중산층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전세 시장의 초과 수요를 매매 시장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연립이나 다세대주택 같은 도심 내 저렴한 주택의 거래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천현숙 본부장)도 제기됐다.
◇"소형 아파트·수익형 경매 有望"
부동산 투자 '고수(高手)'들의 비법도 공개됐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저성장·저물가·저금리·저투자·저소비·저자산가치·저고용과 고소득·고령화라는 '7저(低) 2고(高) 시대'를 살아가는 투자자들은 내재 가치와 미래 가치를 겸비한 '수퍼 부동산'을 찾아야 한다"며 "인구 유입 속도가 빠르고 지하철 등 인프라 시설이 들어서는 지역의 신규 소형 주택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 지점장은 '빚을 두려워하지 않고 약(藥)처럼 사용한다' '배우자와 함께 투자한다' 등 초(超)저금리 시대를 헤쳐가는 강남 부자들의 생존 비법을 소개해 박수를 받았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안전하고 고수익을 보장하는 '마법의 상품'은 없다"며 월급처럼 꾸준한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 리모델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귀촌·귀농 생각이 있어도 적어도 2년은 전세살이를 한 뒤 결정하라"고 했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센터 소장은 '돈맥(脈)을 잡는 7가지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제시했다. 면적을 줄이면서 편의성을 극대화한 강소(强小) 주택과 세계인을 상대로 한 공간 임대 사업, 도심에서 전원주택 생활을 누리는 테라스 하우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평균 금리의 2~3배 수입이 가능한 오피스텔, 상가, 원룸주택이나 강남권 중소형 아파트 등 임대 수익형 경매 매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