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貸出 조이기… 실수요자엔 미풍, 재건축 투자엔 태풍

뉴스 유하룡 기자
입력 2015.07.24 03:06 수정 2015.07.24 06:40

['利子만 내는 대출' 내년부터 축소…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

젊은 층, 집 사기 힘들어졌지만 부동산 침체·집값 하락 없을 듯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빚 얻어 투자' 바람은 꺾일 전망

"악재(惡材)이기는 한데 태풍까지는 아니다."

정부가 22일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에 대해 부동산 시장은 비교적 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요건이 강화되면 주택 수요가 줄겠지만 이미 시장은 실수요자가 주도하는 만큼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분할상환과 대출 한도 제한이 적용되면 종잣돈이 없는 20~30대 젊은 층과 신혼부부, 소득 증빙이 힘든 자영업자는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대출을 많이 받는 투자 상품인 재건축 아파트,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도 투자 수요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자 영향 적어… 재건축 타격"

가계부채 관리방안은 대출을 처음부터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도록 '분할상환'하도록 하고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철저히 따져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렇게 되면 대출 문턱이 높아져 주택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할상환이 도입되면 당장 내야 할 돈이 늘고 가처분 소득이 줄어 심리적 부담이 커진다"면서 "결국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대책으로 올해 전국 주택 거래량이 당초 예상치인 120만 건보다 적은 100만~110만 건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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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주택 시장이 갑자기 침체하거나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시장은 투기적 수요보다 실수요에 의해 움직였기 때문에 흐름이 바뀔 가능성은 적다"면서 "이번 대책이 집 살 사람을 못 사게 막는 것도 아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특히 6억원 이하 중소형 주택의 경우 대출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국토부는 이번 대책이 그동안 유지했던 주택 시장 규제 완화 정책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재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주택 시장이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들어선 만큼 이제는 질적인 관리가 필요해졌다"면서 "일종의 미세 조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그 근거로 최근 규제 강화 논란이 있는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대출비율)는 손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수요보다 투자 수요가 많은 재건축과 상가, 오피스텔 등은 충격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서울 강남 재건축과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낮고 대출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타격이 좀 더 클 것"이라며 "일차적으로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 시장 양극화될 듯

최근 청약 열기가 뜨거운 아파트 신규 분양 시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우선 이번 대책은 아파트 분양 시장에는 직접적으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주장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기존 주택을 사기 어려워지면서 대출 규제가 없는 신규 분양 시장으로 주택 구매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대출 규제로 청약 시장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현재 분양 시장에 20~30대가 많은데 이들은 연봉이 적다"면서 "결국 이들이 대출받는 한도가 작아지면서 분양 시장에 진입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는 만큼 상대적으로 입지와 브랜드가 좋아 투자 가치가 있는 아파트에만 청약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도 예상된다.

주택 매매가 위축되면 전·월세에 머무는 수요가 늘어나 전세난이 가중될 수도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와 같은 보완 대책이 동시에 시행돼야 가계 부채 대책이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반쪽 대책에 그칠 경우 주택 시장 침체와 전·월세 가격 급등이라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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