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 오후 4시쯤 수원시 영통구의 한 오피스텔 모델하우스. 최근 216대1의 경쟁률로 청약이 마감된 곳이다. ‘떴다방’ 업자(이동식 중개업자)들은 매입 의사가 있어 보이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분양가에 붙은 웃돈(프리미엄)을 불러댔다.
하지만 1500만원부터 시작한 호가(呼價)는 점차 낮아지더니 500만원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 수백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광교신도시 내 다른 신규 분양 오피스텔들도 대부분 웃돈이 1000만~1500만원에 불과하거나 아예 없는 곳이 많다.
분양 경쟁률만 높고 프리미엄이 거의 없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된 이유는 실수요자보다 분양권 전매(轉賣)를 통한 웃돈을 노린 단타 매매족이 대거 청약에 몰렸기 때문이다. 최창욱 건물과사람들 대표는 “오피스텔은 청약 통장 없이도 청약이 가능하고 전매도 자유로워 웃돈을 노린 투자자들이 한 번에 여러 개를 청약해 경쟁률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청약자 중 실수요자는 3분의 1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지금 광교신도시는 과열(過熱) 단계로 진입했다”며 “높은 청약경쟁률도 거품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