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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상가로 뭉칫돈… 경쟁률 수십대 1 '후끈'

뉴스 진중언 기자
입력 2015.07.01 03:05

[저금리에 중산층도 투자 나서]

배후 수요 안정적인 단지내 상가, 내정價의 364%에 낙찰되기도
경매 통한 상가 투자도 늘어 낙찰률 28%… 2006년 이후 최고
"적정 낙찰가율은 130% 안팎… 무리한 가격 낙찰 땐 공실 위험 "

"예정가격보다 6000만원이나 더 올려서 썼는데 떨어졌네."

30일 열린 서울 은평구 '북한산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입찰 현장에서 만난 신모(62)씨는 쓴웃음을 지었다. 신씨가 입찰한 105호 점포는 예정가격이 3억50만원이었는데 3억9400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당초 예정가격보다 131% 비싸게 팔린 셈이다. 이날 이 상가는 12개 점포 가운데 11개가 예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주인을 찾았다. 입찰에 참가했던 정모(60)씨는 "오늘 상가 입찰서를 10개 쓰는 사람도 봤다"면서 "금리가 워낙 낮으니까 돈될 만한 상가는 경쟁이 정말 치열하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인기 폭발'

부동산 경기(景氣) 회복과 저금리로 갈 곳 없는 뭉칫돈이 상가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안정성이 높은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투자 1순위로 꼽히며 입찰할 때마다 경쟁이 치열하다. 수도권 주변 신도시에서는 이색적인 스트리트(street)형 상가가 인기를 끌고, 일부 부유층은 서울 강남·홍대·이태원 등에 있는 수십억원대 상가 건물 쇼핑에 나서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저금리로 은행 예금의 의미가 없어지면서 고액 자산가는 물론이고 여윳돈을 굴리려는 중산층까지 상가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입찰 경쟁률과 낙찰가격이 치솟고 있다. 특히 배후 수요가 탄탄한 대규모 단지일수록 투자 수요가 집중된다. GS건설이 6월 초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서 공개 입찰한 '미사강변 센트럴자이' 단지 내 상가는 평균 29대1의 경쟁률에 평균 낙찰가율(내정가 대비 낙찰가)도 177%를 기록했다. 인근 '미사강변 리버뷰자이' 101호 점포도 11명이 경쟁한 끝에 내정가(3억3700만원)의 204%인 6억8690만원에 낙찰됐다. SK건설이 6월 인천 용현동에 공급한 'SK스카이뷰' 단지 내 상가도 98개 점포가 평균 154%의 낙찰가율로 완판(完販)됐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하는 단지 내 상가 인기도 상한가다. 일반 상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신규 택지지구에서 권리금 없이 초기 상권을 선점할 수 있는 것이 매력으로 꼽힌다. 올 들어 5월까지 총 16개 단지, 101개 점포가 단 한 번의 유찰도 없이 모두 팔렸다. 평균 낙찰가율은 212%였다. 내정가 1억원짜리 점포를 낙찰받으려면 최소 2억1000만원 이상을 써내야 한다는 뜻이다. 경기도 화성의 동탄2신도시 A24블록 101호 점포는 내정가격(2억384만원)의 364%인 7억4100만원에 낙찰돼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空室 위험·수익률 꼼꼼히 따져야"

최근에는 법원 경매를 통한 상가 투자도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6월 23일까지 수도권에서 경매에 부쳐진 상업시설은 4989건으로 이 가운데 1441건이 낙찰됐다.
낙찰률(28.9%)이 작년보다 2.9%포인트 올라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높았다. 물건당 평균 응찰자 수(3명)도 역대 최고다.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의 강은 팀장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투자 여건이 개선돼 하반기엔 상가 경매에 더 많은 투자자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력이 있는 부유층과 일부 연예인들은 지상 5층 이하 상가 빌딩 투자에 관심이 크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김광석 이사는 “서울 청담동이나 가로수길, 홍대, 이태원 등 핵심 상권 주변에서 100억원 미만 중소형 상가가 인기”라고 말했다.
투자 열기가 높아지면서 상가 신규 분양도 잇따르고 있다. 7월에만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청라파크자이 더테라스’, 충남 천안 ‘천안 불당 호반베르디움1차’ 상가, 위례신도시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 단지 내 상가 등이 분양에 들어간다.
하지만 상가 투자에 유의할 점도 있다. 무리한 가격에 낙찰받으면 임대수익률이 낮아지고, 임대료를 올리면 공실(空室)로 이어지는 ‘악순환(惡循環)’에 빠질 수 있다.
김민영 부동산114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적정 낙찰가율은 예정가격 대비 130% 안팎이고, 최대 150% 정도”라며 “분위기에 휩쓸려 무리한 가격에 낙찰받을수록 공실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신규 택지지구는 본격적으로 상권이 조성돼 투자 수익을 얻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 “주변 상가와 분양가를 비교하고, 상권이 활성화될 수요가 풍부한지 꼼꼼하게 따져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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