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상반기 주택 매매·분양시장은 전국적으로 뜨거웠다. 주택 거래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신규 아파트 단지들은 청약 경쟁률 최고가를 새로 썼다. 집값도 전국적으로 상승하면서 2005~2007년 같은 ‘부동산 호황기’가 다시 오지 않겠느냔 낙관론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6~12월)에 집값이 꾸준히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상반기보단 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상반기에 집값이 큰 폭 상승한터라 하반기 상승률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봤다. KB국민은행이 지난 1월부터 이달 29일까지 집계한 전국 주택(아파트+연립주택)가격 상승률은 2.12%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하반기 주택 가격 상승률은 상반기 상승률에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최근 발표한 ‘2015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률은 상반기 1.7%, 하반기 1.3%로 전망했다.
분양시장에는 하반기에도 ‘청약 광풍’이 불 전망이다. 신규 입주량은 많지 않고 전세 물량은 동이 난 상태라 전세에서 매수로 전환하는 실수요자들이 여전히 늘어나고 있어서다. 저금리 기조와 청약 규제 완화가 분양시장을 달구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는 올 하반기에만 전국 216개 단지에서 총 15만972가구의 분양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 상반기 12만8259가구보다 3만 가구 더 많은 것이다. 서울에서는 1만1031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이중 94%에 해당하는 1만446가구가 재건축·재개발 단지다.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대부분 노른자 땅 위에 있어 분양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안산·김포·시흥을 포함한 경기 지역에선 7만여가구가 분양 물량으로 나온다.
박합수 KB국민은행 팀장은 “상반기의 청약 열풍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며 “일부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분양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분양가에 관심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난은 나날이 심각해질 전망이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29일 기준으로 올 들어5.41% 오른 상태다. 올 하반기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 혹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른다면 연간 전셋값 상승률이 8% 이상으로 치솟을 수도 있다. 지난 2014년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7.53% 뛰었다.
특히 서울 지역 전세물량은 아예 동이 나 작년보다 전셋값이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은 올 상반기에 전국 주택(아파트+연립주택) 전세가격이 2.8% 오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서울 지역 상승폭만 4.1%다.
또 최근 몇년간 주택 경기가 나빠 분양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와 내년 입주 물량은 후년이나 내후년보다 적은 편이다. 보통 분양 후 입주까지는 2~3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 가구 정도이며 내년엔 1만6000가구로 줄어든다. 하반기에 경기도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만 8만가구가 넘지만, 입주가 2~3년 후라서 전세난 완화엔 도움이 못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우리 경제 성장률이 올해 3%대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기준금리도 내린 상황”이라며 “매매가격은 상반기만큼 오르지는 못하겠지만 전세가격은 지난해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