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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들어온 '庭園'… 테라스하우스의 컴백

뉴스 김성민 기자
입력 2015.06.11 03:05

아파트·연립·단독주택… 전용 84㎡ 중소형까지 테라스하우스 확산

최근 주택 시장에 '테라스하우스'가 새로운 주거 형태로 급부상하고 있다. 테라스하우스란 주로 아파트나 연립주택의 1층이나 꼭대기층 가구에 일종의 작은 정원(庭園) 개념인 '테라스(terrace)'를 제공하는 주택이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테라스는 수도권의 일부 고급 빌라촌에만 적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파트·연립·단독주택 등 모든 주택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제는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전용면적 84㎡ 중소형 아파트에도 테라스가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아파트는 녹지 공간이 부족하고 내 집 바로 앞이라도 내가 맘대로 쓸 수 없다"면서 "테라스하우스는 녹지(綠地) 공간을 중시하고 웰빙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는 새로운 주택 트렌드"라고 말했다.

집 앞에 작은 정원 형태의 테라스를 둔 테라스하우스는 아파트와 단독주택 장점을 결합해 실수요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건설이 지은 경기 용인 ‘죽전힐스테이트’ 테라스하우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분양한 판교 ‘월든힐스’ 타운하우스. 대우건설의 경기 판교 운중동 ‘푸르지오 하임’./현대건설·대우건설·좋은공인중개사 제공

새로운 틈새 상품으로 각광

테라스하우스는 집값이 절정기였던 2000년대 중반 국내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초기에는 '타운하우스'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건축법상으로는 4층 이하 연립주택에 해당했지만 가구마다 별도 테라스를 설치해 차별화했다.

아파트를 벗어나고 싶지만 전원주택으로 가기는 꺼리는 자산가들이 주로 많이 찾았다. 단독주택과 아파트 사이의 틈새시장에서 각광을 받았던 것. 테라스하우스는 대부분 서울에서 가까운 수도권 교외에 전용면적 100㎡ 이상 대형 주택으로 지어졌다. 분양가격은 10억원을 넘는 단지가 많았다. 판교신도시 등 서울 근교의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지역에서 테라스하우스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2010년 판교신도시 운중동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한국판 베벌리힐스를 표방한 '월든힐스'를 선보였고 대우건설은 고급 테라스하우스인 '운중동 푸르지오 하임'을 공급했다. 현대건설은 2009년 경기 용인 보정동에 단독주택을 닮은 '죽전 힐스테이트 테라스하우스' 37가구를 공급했다. 2012년엔 경기 수원 원천동에 아이에스동서가 지은 '광교 에일린의뜰 테라스하우스'가 들어섰다. 판교의 '좋은공인중개사무소' 권석헌 대표는 "판교와 용인 지역의 테라스하우스들은 분양 당시 청약 경쟁률이 최고 10대1을 넘으면서 인기가 높았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가격이 더 올라 160㎡대 테라스하우스는 20억원을 호가한다"고 했다.

단독주택에도 테라스를 도입한 경기 용인시 ‘수지성복 예지엔 단독 테라스하우스’./예지엔 제공

소형 아파트에 들어온 테라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공급이 끊겼던 테라스하우스가 최근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형으로 공급되던 테라스하우스는 이제 전용면적 84㎡ 이하 중소형은 물론 고층 아파트의 일부 1층 가구에도 선보이고 있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아파트를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테라스하우스가 다시 각광을 받는 것"이라며 "최근 테라스하우스는 예전처럼 대형화·고급화된 것이 아니라 중산층을 겨냥한 실속형으로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세곡동에 분양한 '강남 효성해링턴코트'는 199가구 모두 테라스 방식으로 지어 최고 22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량(全量) 1순위 마감됐다. 올 3월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분양한 '청라파크자이 더 테라스'는 1층 128가구, 4층 162가구에 테라스를 적용해 최고 56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경기 용인 성복동에 테라스가 딸린 단독주택 단지 '수지성복 예지엔 단독 테라스하우스'가 단독주택으로는 높은 6.1대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테라스하우스의 인기는 시세에서도 드러난다. 2012년 입주한 경기 광교신도시 내 테라스하우스인 '에일린의뜰'은 인근 아파트보다 2억원 정도 비싸게 거래된다. 올 1월 입주를 시작한 '동탄센트럴자이'는 복층형 테라스하우스인 전용면적 84㎡의 경우 일반 아파트 시세보다 1억원 이상 프리미엄이 더 붙어있다.

"테라스하우스 인기는 계속될 것"

테라스하우스 공급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대림산업은 이달 경기 광교신도시에 총 576가구 규모의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를 분양할 예정이다. 대림산업 최초의 테라스하우스로 전용면적 84~273㎡ 전 가구에 테라스가 도입된다. GS건설은 경기 부천 옥길지구 주상복합용지에 전용면적 84㎡와 122㎡ 일부 타입에 테라스를 적용한 '부천옥길자이'를 이달에 선보인다. 테라스하우스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테라스하우스는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결합해 환경성과 집 자체로서 희소성이 있다"며 "최근에는 나만의 공간을 소비하려는 수요층이 많아 당분간 테라스하우스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고가(高價)이고 프라이버시 보호가 쉽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테라스하우스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인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현재 대부분 테라스에는 지붕이 없어 다른 동(棟)에서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게 단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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