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서초·송파 매매 거래 활기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3구' 재건축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주택 경기가 살아나면서 지지부진했던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어나고 매매 거래도 활기를 띠고 있다. 민간 택지(宅地)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3년 유예, 재건축 가능 연한을 30년으로 단축하는 등 정부 규제 완화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속도 나는 재건축 사업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로 꼽히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은 최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5040가구 규모의 '개포주공1단지'는 지난달 말 임시총회를 열고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위한 마무리 절차를 밟았다. 총 4002명의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3800명으로 재건축 사업 시행 계획이 가결됐다. 통상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 재건축 사업의 '8분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본다. '개포주공 2단지'는 이달 중 주민 이주가 마무리되고 9월 철거에 들어간다. '개포주공4단지'도 이르면 8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서초구 반포·잠원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도 분주하다. '반포한양'과 '신반포5차', '삼호가든4차' 등은 주민 이주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조만간 철거와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시공사 선정을 놓고 현대건설·대림산업·롯데건설이 '3파전'을 벌이는 '삼호가든3차'는 오는 20일 시공사 선정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서초우성1차'는 사업시행인가에 들어갔고, 바로 옆 단지인 '서초우성2차'는 올해 하반기 일반분양에 들어간다.
재건축 사업의 첫 관문에 들어선 단지도 속속 나오고 있다.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초구 잠원동 한신 4지구 5개 단지(신반포8·9·10·11·17차 아파트)는 올 4월 말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4차'는 정밀안전진단을 진행 중이다. 송파구 신천동 '장미 1~3차' 아파트는 최근 잠실동 '우성 4차'와 함께 재건축 여부를 판정하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요즘처럼 주택경기가 좋을 때 (재건축)사업을 밀어붙여야 한다는 심리가 퍼지고 있다"며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조합원 부담이 줄고 사업성이 개선된 것도 재건축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호황에 1년 새 2억원 올라"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42㎡는 작년 말 6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말 재건축조합 총회를 마치고 나서는 호가(呼價)가 7억3000만원까지 뛰었다. 개포동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1단지 조합 총회 소식이 전해지면서 호가가 2000만원 이상 뛰었고 하루에 4~5건씩 거래가 성사되는 날도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 선정이 임박한 '삼호가든3차' 전용 109㎡는 급매물도 호가가 11억원에 달한다. 작년 7월 실거래가(9억1500만원)와 비교하면 1년도 안 돼 2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주를 마치고 하반기 일반분양 예정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아파트는 4월에만 38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1월에 5억~5억1000만원에 거래되던 전용 40㎡는 지난달 같은 층 매물이 5억5000만원에 팔렸다.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들썩이면서 10억원이 넘는 일반 고가 아파트 거래도 활기를 띠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는 연초보다 1억원 이상 올라 올 4월 16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 삼성' 전용 97㎡는 최근 11억5000만원에 거래돼 연초 대비 5000만원이 올랐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 들어 실수요자 위주로 아파트 거래가 크게 늘었지만 재건축을 추진하는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도 작년보다 거래량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당분간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114'는 "5월 초 기준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083만원으로 이전 고점이던 2009년 12월 2214만원의 94%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3.3㎡당 평균 2900만원대인 서울 재건축 단지는 하반기에 평균 3000만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