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노른자 재건축 단지 ‘삼호가든3차’의 시공사 선정을 놓고 건설사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 건설사들은 이례적으로 시공권 수주를 위한 임시 모델하우스(견본주택)까지 지으며 막바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호가든3차의 시공권을 두고 다투는 업체는 현대건설·대림산업·롯데건설 3군데다. 롯데건설은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3가에 조합원 전용 임시 모델하우스 문을 열었다. 대림산업도 강남구 신사동 631번지에 삼호가든3차 조합원용 모델하우스를 마련했다.
롯데건설과 대림산업이 만든 조합원 전용 모델하우스는 삼호가든3차 조합원만 볼 수 있다. 일반 관람객은 모델하우스에 들어갈 수 없다. 미리 요청한 조합원만 신분 확인 절차를 거친 다음 입장할 수 있다. 사진이나 영상 촬영은 금지했다. 어떤 방식으로 평면을 구성했는지, 어떤 마감재를 이용했는지, 어떤 특화 디자인을 적용했는지 등을 경쟁사가 알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건설사들은 일반적으로 시공을 맡은 아파트 분양 직전 모델하우스를 공개한다. 아직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홍보를 목적으로 모델하우스를 만드는 것은 이례적 일이다. 3개 건설사 모두 비슷한 수준의 사업 조건을 제시해 놓은 상황이다. 이제 어떤 건설사가 사업을 맡을지는 조합원 투표 결과에 손에 달려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리 아파트의 내부를 공개해 한표라도 더 얻겠다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건설사들은 시공사 입찰 마감을 앞두고 단지 인근 호텔에 조합원들을 초대해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삼호가든3차는 ‘공공관리제도’의 적용을 받는 단지다. 이 제도에 따라 시공 입찰 업체들은 개별 홍보를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일부 건설사들이 조합원들을 소규모로 초대해 비밀리에 설명회를 연 것이다. 인근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설명회를 따로 열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누가 어디서 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은 새롭게 런칭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내세웠다.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될 경우 삼호가든3차가 ‘디에이치’ 브랜드를 적용하는 첫 단지가 된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좋은 성과를 거둔 ‘아크로리버파크’를 내세웠다. 이번에도 ‘아크로’ 브랜드로 승부한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아크로리버파크 2차'는 3.3㎡ 평균 분양가가 4130만원에 달해 최고가 아파트란 평가를 받았다.
3개의 건설사들이 제시한 평당 공사비는 크게 차이가 없다. 대림산업이 3.3㎡당 478만8355원, 롯데건설은 3.3㎡ 당 479만8132원, 현대건설은 479만861원이다.
조합은 내달 13일 주민 총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즉 앞으로 한달 동안은 건설사들의 소리없는 수주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호가든 3차는 재건축을 통해 기존 13층 6개동 전용면적 105~174㎡ 424가구가 6개동 전용면적 59~132㎡ 총 835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삼호가든3차는 고속터미널역, 사평역 등과 가깝고 학군도 좋은 편이라 분양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