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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쇼크, 돈이 움직인다] 직장인들 "월세 놓자" 작은 집 사고, 商街도 기웃

뉴스 진중언 기자
입력 2015.04.16 23:42 수정 2015.04.17 09:50

[4·끝] 자금 몰리는 부동산 시장

주택 거래량 연일 최고 기록
올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 9.63대 1… 작년의 2배 육박

마포 상가 청약경쟁률 68대1… 수익형 부동산에 뭉칫돈
일부 '묻지마 투자 '우려도

수원에 사는 직장인 강모(40)씨는 지난달 말 경기도 여주에 전용면적 48㎡ 아파트 두 채를 한꺼번에 샀다. 한 채당 가격은 1억원 안팎이었고, 연리 3% 정도의 주택담보대출로 자금을 마련했다. 강씨는 "요즘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데다 무엇보다 금리가 낮아 아파트 매입을 결심했다"며 "두 채 모두 월세를 받아 대출 이자를 내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인천의 한 상가 입주권을 구입한 대기업 김모(42) 부장은 "기준 금리가 1%대인 상황에서 은행에 돈을 묻어둘 수 있겠느냐"며 "노후 대비 차원에서 결심했다"고 했다.

지난 10일 인천시 남동구 서창동에 문을 연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구경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대림산업 제공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여유 자금이 몰리고 있다. 올 들어 아파트·빌라 등을 포함한 주택 매매 거래가 크게 늘고 상가·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 목돈을 넣는 투자자들도 급증하고 있다.

◇청약 경쟁률·경매 낙찰가율…高空 행진

포스코건설이 울산 약사동에 공급한 '약사 더샵'은 지난 9일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138가구 모집에 2만4335명이 몰렸다. 전용면적 84㎡A형은 10가구 모집에 5192명이 접수해 519.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 관계자는 "청약 경쟁률이 너무 높아 깜짝 놀랐다"며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못 찾은 사람들이 대거 몰려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분양 시장은 갈수록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는 "올 들어 4월 10일까지 분양한 아파트 단지 평균 청약 경쟁률은 9.63대1로 작년 같은 기간 5.48대1을 훨씬 웃돈다"고 16일 밝혔다. 지역별 평균 청약 경쟁률은 서울(13.1대1), 경기(7.5대1), 부산(25.8대1), 대구(37.2대1), 광주(51.3대1) 등으로 거의 전 지역에서 분양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기존 주택 거래량도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1분기 전체 주택 매매 거래량은 27만53건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18.3% 늘었고,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다세대·연립주택, 단독주택 등 주택 유형에 상관없이 매매 거래가 늘고 있다. 3월 서울의 연립·다세대 매매 거래량(5614건)은 작년 3월보다 45%, 단독주택 거래(1304건)는 52%나 증가했다.

분양권 투자와 부동산 경매 시장도 활황세이다. 올 들어 3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분양·입주권은 총 143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나 늘었다. 지난달 경매 시장에서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은 91.7%로 2007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경매 전문 업체 '지지옥션'의 이창동 선임 연구원은 "저금리 시대에 경매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자가 늘면서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낙찰가율이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투기성 자본 몰려… '묻지마 투자'는 禁物

수익형 부동산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GS건설이 지난 9~10일 실시한 서울 마포구 '공덕파크자이' 상가 청약에는 57개 점포 모집에 3876건이 접수돼 평균 6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틀 동안 몰린 청약금만 387억6000만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 3일 입찰한 경기도 하남 미사강변도시 상업용지 21개 필지는 총 4788억원에 모두 낙찰됐다. LH 관계자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서인지 일부 상업용지는 공급 예정 가격보다 2배 이상 높은 값에 낙찰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묻지 마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최근 청약 시장 인기에 편승한 과잉 공급과 분양가 인상으로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2~3년 후에는 시세가 곤두박질 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은 최근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올리면서 임대 수익률이 이미 내려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올 3월 서울 오피스텔 평균 임대 수익률(연 5.57%)은 2010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 투기성 자본이 몰려들기 시작했다"며 "'묻지 마 투자'를 했다가는 나중에 큰 손해를 볼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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