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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의 봄은 모델하우스로부터 온다…주말 11곳 10만명 몰려

뉴스 화성=진중언 기자
입력 2015.03.08 21:19 수정 2015.03.08 22:59
지난 1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마스터’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아파트 모형을 보면서 도우미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최근 아파트 분양이 봇물을 이루면서 모델하우스 제작 업체 등 관련 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5일 경기도 화성시 능동의 ‘동탄2신도시 2차 푸르지오’ 모델하우스 부지. 이달 말 문을 열 예정인 2층 규모의 모델하우스 건물은 내·외부 골조 작업이 한창이었다. 안전모를 쓴 인부들이 비계(飛階)에 올라서서 건물 외벽을 마감하고 있었고, 내부에선 수십 명이 실제 건설될 아파트 내부를 합판으로 만드는 공사로 분주했다. 모델하우스 건설을 맡은 올가의 이상훈 전무는 “매일 60명 넘는 인력이 투입돼 주말을 반납한 채 밤낮으로 일하고 있다”며 “최근 일감이 많아 몸은 고되지만 마음은 즐겁다”고 말했다.

8일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청라파크자이 더테라스’ 모델하우스에는 1만명이 넘게 몰렸다. 김보인 GS건설 분양소장은 “6일부터 사흘 동안 2만5000여명이 찾아와 3000건이 넘는 청약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부산 명지지구의 ‘중흥S클래스 에듀오션’, 경남 진주의 ‘진주평거 엘크루’ 모델하우스도 주말 내내 붐볐다. 3월 첫 주말인 6~8일, 새집 장만을 위해 전국 11개 모델하우스를 찾은 예비 청약자들은 10만명에 달한다.

작년 하반기부터 아파트 분양 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景氣)가 회복되면서 건설사마다 올해 아파트 공급 물량을 대폭 늘렸다. 3월에만 전국에 아파트 5만8000여 가구가 분양을 기다린다. 아파트 분양이 활기를 띠면서 대표적인 관련 업종인 모델하우스 제작 업체들이 밀려드는 일감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9년 만의 호황, 일감 2배로 늘어”


모델하우스를 전문으로 만드는 인테리어 업체들은 분양 시장 활황(活況)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일례로 인토피앤디는 현재 서울 마곡지구와 김포, 동탄2신도시 등 수도권부터 제주 지역까지 총 17곳의 모델하우스를 짓고 있다. 이 회사의 원희승 팀장은 “2006년 이후 9년 만의 호황”이라며 “모델하우스 오픈 날짜가 임박하면 밥 먹듯이 밤을 새운다”고 말했다. 모델하우스 건설은 부지 선정부터 완공까지 보통 3개월 정도 걸리지만, 일정이 급하면 1개월 안에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다.

동일인테리어 원수진 전무는 “올 상반기에 건설할 모델하우스가 20곳이 넘는다. 부동산 경기가 바닥이었던 2012년과 비교하면 일감이 2배 넘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부터 건설사의 모델하우스 제작 주문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모델하우스 수요가 늘면서 부지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대우건설 주택마케팅팀 한동준 과장은 “분양이 잘되려면 아파트 입지 조건만큼이나 모델하우스의 접근성과 주변 교통 환경, 주차 공간 확보 등이 중요하다”며 “최근 건설사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동탄2신도시에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용인에 모델하우스를 짓는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작업 인부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
인테리어 업체들은 “적어도 올해까지 아파트 위주의 주택 시장 활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모델하우스 수요 급증으로 현장에서는 일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인토피앤디 원희승 팀장은 “실제 공사를 맡을 인부 외에 현장 관리요원을 확보하는 게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동일인테리어 원수진 전무도 “일거리는 많은데 일할 사람이 없다”며 “외국인 근로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했다. 완공 후 모델하우스에서 관람객을 응대하는 도우미도 품귀 현상이 벌어져 몸값이 치솟고 있다.

하지만 분양 시장의 뜨거운 열기만큼 회사 수익은 오르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인테리어 업체 대표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건설사들이 원가를 낮추려고 ‘최저가 입찰제’로 모델하우스 제작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저가 수주와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더 나빠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2015년 1월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문을 연‘힐스테이트 마스터’아파트 모델하우스엔 나흘 동안 4만5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신규 분양 아파트에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전·가구업체는 ‘빌트인’ 시장 쟁탈전
주택 시장 활황의 영향을 받는 건설 원부자재 업체, 조경업체 등은 분양 뒤에 이어질 건설 붐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신규 분양 후 입주 때까지 2년 정도 시간이 있지만, 가전·가구 업계 등도 분양 후 이어질 특수(特需)를 대비하느라 바쁘다.

LG전자·삼성전자 등은 아파트에 붙박이로 들어가는 에어컨·냉장고·세탁기 등 ‘빌트인(built-in)’ 가전 사업을 늘리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최근 “국내 시장에 빌트인 가전에 대한 다양한 수요가 있음을 확인하고, 관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샘 등 대형 가구업체들도 붙박이 가구 수요를 선점(先占)하기 위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신규 아파트 분양 증가로 붙박이 가구 특판 시장 수주를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입주자와 건설사 양쪽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태스크포스 팀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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