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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TALK] 석촌호수 주변 집값 떨어질라… 아파트 단지 주소 바꾼 주민들

뉴스 진중언 기자
입력 2015.01.28 23:20

집값이 내려갈까 걱정하는 주민들이 나서서 아파트 단지의 주소를 바꿔버렸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레이크팰리스' 아파트의 도로명주소가 지난달 '석촌호수로 169'에서 '잠실로 88'로 바뀐 것입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작년 11월 입주민 2678세대 중 2048세대(76.5%)의 동의를 얻어 서울 송파구청에 도로명주소 변경을 요청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레이크팰리스(lake palace)'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처음엔 석촌호수와 인접한 것이 장점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작년부터 석촌 지하차도 동공(洞空), 석촌호수 수위(水位) 저하, 제2롯데월드 안전문제 등이 계속 이슈가 되자 주소에서 '석촌호수'를 빼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송파구청은 주민들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지난달 중순 해당 아파트 단지의 도로명주소가 바뀌었습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이 '석촌호수'란 이름을 꺼려 주소를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석촌호수 때문에 실제 집값이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주민 상당수가 석촌호수란 이름이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치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했습니다.

아파트 단지 이름을 둘러싸고 이웃 주민끼리 분쟁을 벌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자곡동 '자곡포레' 아파트 입주자들이 '래미안 강남포레'로 단지 이름을 바꾸려고 하자, 인근 '래미안 강남힐즈' 주민들이 구청에 강력 항의하며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두 아파트 모두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았지만, 자곡포레는 SH공사의 공공 분양 임대아파트이고, 강남힐즈는 민간 분양 아파트입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는 "국내 부동산 시장 환경이 동네 이름이나 아파트 브랜드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며 "주소 변경은 지역의 역사성 등을 고려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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