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별로 최장 40년까지 규정된 재건축 연한이 30년으로 단축된다. 수도권에서만 930개 단지 32만2064가구가 이 규정의 적용을 받아 재건축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앞으로 경기도 분당, 일산, 동탄같은 대규모 신도시 개발사업은 사라진다.
국토교통부는 1일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규제 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 회복 및 서민 주거 안정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재건축 연한이 단축돼 30년이 된 아파트도 재건축을 할 수 있게 된다. 가령 1987~1990년 준공된 서울 아파트는 지금보다 재건축 가능연한이 2~8년 단축되고, 1991년 준공된 서울 아파트의 재건축 가능시기는 현행보다 10년 줄어들게 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바뀌는 재건축 연한 규정을 적용 받는 수도권 아파트는 모두 930개 단지 32만2064가구다. 서울이 16만9279가구로 절반이 넘고, 경기도가 11만9840가구, 인천이 7만2945가구다.
서울에서는 1987~1991년 준공된 354개 단지 총 19만4435가구 중 노원구가 6만5509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양천구가 2만266가구, 송파구 1만6486가구, 서초구 5146가구, 강남구 3435가구, 강동구 2646가구 등이다.
이 가운데 목동이 속한 양천구는 이중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지난 1987~1988년 입주를 시작한 목동 일대 신시가지 아파트 1~14단지 2만6629가구가 이번에 바뀌는 규정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아파트가 4494가구,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5540가구, 서초구 삼풍아파트 2390가구 등이 수혜 대상이다.
재건축 연한 뿐 아니라 기준도 많이 완화된다. 정부는 재건축 연한이 되지 않더라도 중대한 기능적·구조적 결함이 있거나 층간소음 등 생활에 불편이 큰 경우에도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진단에 하자가 없어도 생활에 불편을 겪으면 재건축을 허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재건축 때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이하 주택을 연면적의 50% 이상 지어야 하는 규정도 없애기로 했다. 그간 재건축 추진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규정으로 인해 그만큼 아파트 주민들의 공사비 부담이 늘거나 외부 분양 물량에 대한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정부는 대신 신도시는 더 이상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대규모 신도시 택지 공급을 근거로 한 ‘택지개발촉진법(택촉법)’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이 주도해 도시 외각에 대규모 택지를 공급할 필요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도시재생 등을 통한 도심내 주택에 대한 수요가 커져 사실상 택지공급이 무의미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도시 외곽의 신도시를 만드는 대신 도시 안에 있는 노후주택의 재건축이 많이 이루어지도록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주택청약제도도 대폭 간소화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수도권의 경우 청약 1순위 요건을 갖추기 위해선 주택청약통장 가입 후 2년이 지나야 했지만, 앞으로는 1년으로 줄이겠다는 것.
정부는 이런 일련의 규제 완화를 통해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도 정부가 신도시 공급을 중단할 만큼 의욕을 보이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주택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바로 활성화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이번 발표 내용 가운데는 야당과의 협의를 통해 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도 적지 않은데다, 기존의 재건축 연한을 넘은 아파트들 가운데서도 지자체의 각종 규제나 수익성 불투명 등을 이유로 재건축이 추진되지 못하거나 지연되어온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