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규제 줄이니 부동산 '꿈틀'

뉴스 유하룡 기자
입력 2014.07.19 03:02

[최경환 효과… 수도권 아파트값 넉달만에 동반 상승]

LTV 완화 혜택 큰 서울 재건축, 일주일새 최고 1500만원 올라
"거래 늘어나는 9월 이전에 규제 다 풀려야 효과 극대화"

이달 16일 출범한 '최경환 경제팀' 효과가 부동산 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LTV(주택담보인정비율) 확대와 2주택자 전세 소득 과세(課稅) 철회 같은 규제 완화 처방에 시장이 꿈틀대며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여름 비수기(非需期)인데도 하락하던 집값이 반등하고, 썰렁하던 아파트 분양 시장에 청약자들이 다시 몰리고 있다.

17일 경기도 광주시 역동에서 1순위 청약을 받은 'e편한세상' 아파트에 청약자가 대거 몰린 게 대표적이다. 총 956가구 모집에 2386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2.5대1을 기록했다. "최근 분위기를 감안하면 청약 경쟁률이 1대1만 넘어도 성공"이라고 별로 기대하지 않던 관련 업계는 깜짝 놀란 모습이다. 이 아파트를 지은 대림산업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평형이 많고 입지 여건도 좋았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이 확인되면서 그동안 반신반의(半信半疑)하던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통계 지표로도 확인된다. 이번 주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값이 지난주보다 평균 0.01%씩 상승한 것이다.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114'는 18일 "수도권 아파트 값이 일제히 상승한 것은 올 3월 21일 이후 거의 넉 달 만이다"고 밝혔다.

LTV 완화의 수혜지로 꼽히는 서울 재건축 단지는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呼價)가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 잠원동 한신2차 등은 최근 1주일 새 500만~1500만원 정도 가격이 뛰었다. 잠원동 H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경환 부총리가 주택 대출 규제를 풀겠다고 한 이후 투자자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이 아닌 일반 아파트도 중저가 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늘고 있다. 올 5월과 6월 두 달 연속 감소했던 아파트 거래량은 이달 들어 회복되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8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236건으로 이미 작년 7월 전체 거래량(2118건)을 넘어섰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최근 규제 완화 움직임이 주택 구매 심리의 자극제가 되고 있다"며 "가을 이사철 수요가 움직이는 8~9월에는 거래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수기를 맞은 아파트 분양 시장에도 청약 열기가 살아나고 있다. 호반건설이 지난 17일 충남 아산탕정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1순위에서만 최고 64대1의 높은 경쟁률로 전 주택이 마감됐다. 총 483가구 모집에 1만4200여명이 몰렸다. 앞서 청약을 실시한 서울 용산구의 '래미안 용산'과 경기 파주의 '한양수자인' 아파트도 순위 내에서 청약 접수가 끝났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전세와 매매 수요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9월 이전에 규제 완화가 마무리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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