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없던 세금 생기는데 누가 집 사겠나" 반짝 늘던 주택거래 줄어들까 우려

뉴스 장일현 기자
입력 2014.03.08 03:20

임대차 선진화 방안 후폭풍

"전·월세에 세금을 부과하면,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에게는 끔찍한 직격탄입니다. 잠시 반짝하던 주택 경기(景氣)가 다시 가라앉을 게 뻔합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노원사랑' 공인중개소 소미영 대표는 7일 "30대 맞벌이 부부로부터 '집 사려던 계획을 포기했으니 더 이상 알아보지 않아도 된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집 한 채를 보유한 이 부부는 전용면적 85㎡ 크기 아파트를 3억8000만원에 추가 구입(購入)해 전세 2억8000만원에 내놓을 계획이었으나, 2016년부터 2주택 이상을 갖고 전세를 놓는 집주인에게도 세금을 매긴다는 소식에 계획을 접었다는 것이다.

소 대표는 "지난주 중계동에 75㎡ 아파트를 전세 끼고 구입한 60대 자영업자도 지금 전세 기간이 끝나면 월세로 전환하려고 했는데 이젠 계약 기간이 끝나는 대로 집을 팔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이 부동산 시장에 촉발한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 들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던 주택 거래가 주춤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주택 거래가 줄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없던 세금을 만들어 과세하겠다는데 도대체 누가 집을 사겠나"라며 "앞으로 주택 공급도 줄고, 세입자의 집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전세난이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전문위원은 "전세를 놔도 세금을 낸다는 건 집주인에게 큰 심리적 충격"이라며 "여기에 월세 수익률(6% 안팎)이 은행 금리(2.6%대)보다 훨씬 높아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혼란만 부채질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 사라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重課)를 폐지한 게 불과 2개월 전인데, 이제는 2주택 이상 가진 사람은 모두 세금을 내라니 도대체 시장을 어떻게 하려는 의도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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