準공공 임대주택 도입, 전세난 해소될까
정부가 장기화되는 전세난과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지난 '4·1 대책'에서 도입한 준(準)공공임대주택 제도가 지난 5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준공공임대주택이란 민간 임대사업자가 최초 임대료와 임대보증금을 주변 시세보다 낮게 하고 10년간 임대료 인상률을 연 5% 이하로 제한하는 조건을 받아들이면 그 대신 세금 감면, 주택자금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주택이다. 세입자는 이사나 전세금 상승 걱정 없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고, 집주인은 각종 세제·금융 지원을 받아 임대사업을 활발하게 펼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준공공임대주택 사업자는 주변 시세만큼 임대료를 올리지 못해 발생하는 손실분을 세금 감면과 주택자금 저리(低利) 대출로 보상받게 된다. 즉 임대사업을 위해 새로 지은 주택(전용 40㎡ 이하)을 사들일 경우 취득세와 재산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重課)나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없고, 소득세와 법인세도 20% 감면받는다. 전용 85㎡ 이하 주택을 사들일 때에도 연 2.7%의 금리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국민주택기금으로부터 융자를 받을 수 있고 리모델링 비용도 25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하지만 준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시장 반응은 아직 미지근하다. 임대사업자에게 주어지는 혜택만큼 임대 조건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최초 임대료와 임대보증금을 주변 임대 시세 이하로 책정해야 하고 임대 기간도 일반 임대사업자보다 2배 긴 10년 이상이어야 한다. 임대료 인상률도 연 5% 이하로 정해져 있다.
양도세 감면 등 일부 세제 혜택은 임대 의무 기간이 끝나는 10년 후에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임대사업자들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올해 4월 1일 이후 새로 매입한 주택만 준공공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서울 마포의 H부동산중개소 직원은 "요즘 중소형 주택은 임대료가 1년에 10% 이상 오르는데 정부의 세제·자금 지원만 보고 준공공임대를 하려는 투자자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준공공임대주택 사업을 활성화하려면 좀 더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추가로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투자증권 김규정 연구위원은 "기존에 매입한 주택도 준공공임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거나 세제 감면 폭을 더 높여주는 등 눈에 띄는 혜택을 줘야 투자자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